흔히들 ‘어른은 자라는 어린이들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는 이 나라의 미래이며 곧 희망이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에게서 배워야 할, 또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가르침에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할 그런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세태의 흐름을 놓고 볼 때 이같은 것들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인다.
어쩌면 역(逆)으로 ‘어린이들을 이 나라 어른들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거나 또는 ‘어른들은 이 나라의 과거이며 곧 절망이다’라는 결코 곱지않은 이같은 표현이 오히려 걸맞는 것 같다.
뿐만아니라, ‘공교육이 사교육으로 인하여 사실상 붕괴가 되었다’라고 흔하게 하는 말에서 ‘결코 사교육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나라의 공교육 스스로가 “교육부가 없어져야 교육이 산다”라고 국민들의 비꼬는 듯한 이런 표현을 감내해야 할 만큼 큰 오류들을 저질러 온 사실에 누구든 쉽게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아무튼, 지난 달 막바지에 하동군 관내에 소재한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 학생이 발생되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학교의 폭력사건은 해당 학교장을 비롯한 학부모 등 어른들의 터무니 없는 처신과 안일한 생각으로 결국 피해를 당한 어린 학생이 학창시절의 첫 추억이 될 그리고 정들었을 학교까지 떠나고 마는 당초의 문제 보다도 더 큰, 2차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사실 어른들의 눈으로만 바라 볼 때 이번 사건의 발단과 내용이 어쩌면 대수롭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해자는 너무도 가녀린 어린 아이로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작은 회초리도 몽둥이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같은 가해 학생으로 인하여 한 학생이 결국 해당 학교를 떠나야만 했다는 학부모들은 ‘어째서 또다시 피해를 당한 학생이 억울하게 마치 쫓겨나 듯 떠나야만 하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불만들을 토로하고 있다.
또, 이같은 불만은 해당 학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어떤 학부모는 ‘이번 문제의 해결이나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문제의 학교에다 보낼 수 없다’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사후에 문제를 처리 함에 있어서 학교 관계자들을 비롯해 여러 학부모 등 참으로 못난 어른들은 정작 어린 아이의 고충이나 입장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신들의 모자라는 생각이나 눈에 비친 그대로를 또한 세속(世俗)의 구정물이 든 그 속내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산을 떨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명백한 사건을 두고는 정작 하나가 되어야 할 학부모들 마져도 서로를 헐뜯고 마치 아귀다툼을 벌이는 듯 추태를 보이기까지 했다.
더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것에 억매이기라도 한 것인지 오히려 일부 학부모들은 노골적으로 학교 측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피해자 측을 위로 해 주지는 못할망정 아픔을 배가 시키고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언행(言行)으로 상식밖의 행위를 저질렀다.
그러고는, 그동안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하동군 관내의 각 학교에서 해마다 예외가 없이 벌어져 왔었던 학교폭력 등 다양하고도 크고작은 사건들에서도 그래왔듯 어처구니가 없게도 언론의 취재를 막는 등 참으로 철없는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어찌되었건 이번 문제에 있어 가장 책임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교육자로써 또한 어른의 한사람으로써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사태를 이 지경이 되도록까지 만든 분명한 책임은 해당 학교장에게 있다.
어쩌면 자신의 평생을 그것도 어린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현장에다 바쳐 온 진정한 교육자라면 그리고 어른이라면 어떤 고충이 따르더라도 피해학생 측이나 가해학생 측 모두가 문제 해결의 결과에 충분하게 공감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과감히 던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해당 학교장이 어떤 분명한 책임감을 가지고 진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우렸더라면 교내 학생들의 문제가 학부모들의 감정싸움으로까지 커지고, 한 어린 아이가 훗날에 기억하게 될 소중한 추억에다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낯부끄러운 과오를 저지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이던가, 사건의 해결책 마련을 위해 모였던 학부모들에게 “이것들이요...내려 오라고 하세요!”라는 학교 교감의 막말도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해당 학교의 관계자들이나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한 학생으로 인하여 벌어진 문제가 이유야 어찌 되었건 유독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으로 볼 때 결과적으로 공히 문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우리지 않았거나 결국 실패를 한 것이다.
따라서, 모두가 이번 문제의 처리와 관련해 어른들로써 최소한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 할 것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든 그 책임도 반드시 통감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