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二月五日向竹山途中逢李上舍留話(이월오일향죽산도중봉이상사류화)
김명겸(三緘齋 金命兼)
-2월 5일 죽산 가는 도중에 이상사를 만나 이야기하다-
春風京洛日西斜(춘풍경락일서사) 춘풍(春風)에 서울의 해는 서산(西山)으로 지고,
馬瘦僕勞路更賖(마수복로로경사) 말과 마부(馬夫)는 지친데 길은 아득하네.
路上霎逢說未穩(노상삽봉설미온) 길을 가다 가랑비를 만나 편치 못하니,
擬向橋頭一煎茶(의향교두일전다) 다리 어귀 향해서 차를 한잔 마시네.

竹山(죽산) : 경기도 안성지역의 옛 지명이 아니고, 이 시(詩)에서는 죽산부사(竹山府使) 최탁(竹塘 崔濯)을 말함.
上舍(상사) : 조선 시대에 성균관의 유생으로서 생원(生員), 진사(進士) 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말함.
京洛(경락) : 서울. 한 나라의 중앙(中央) 정부(政府)가 있는 곳.
橋頭(교두) : 다리의 근처(近處). 다리 어귀.
煎茶(전다/전차) : 차를 달임. 다기(茶器)에 찻잎을 담아 물을 끓여 부어 우려내어 마시는 차.

※ 김명겸(三緘齋 金命兼)은 1635년(인조13) 산청군(山淸郡) 신등면(新等面) 평지리(坪地里) 출생하여 1658년(23세) 최탁(竹塘 崔濯)의 따님에게 장가를 들었다. 최탁의 사위가 된 후, 1659년(24세) 2월에 처가(妻家)가 있는 북천면(北川面) 중촌(中村)으로 처가(妻家)살이 하러 가면서 지은 시(詩)이다.

※ 하동과 관련된 시(詩)로는 “기정하동졸...(寄呈河東倅...),”“희제일절기하동동헌(戱題一絶寄河東東軒),”“종형환우남포(從兄還寓南浦)” 3수(三首)가 있다.

김명겸[三緘齋 金命兼.1635(인조13)~1689(숙종16)].
자(字)는 경일(景鎰), 호(號)는 삼함재(三緘齋), 본관은 울산(蔚山), 거주지(居住地)는 북천면(北川面) 중촌(中村). 문집에《삼함재문집(三緘齋文集)》이 있다. 하홍도(謙齋 河弘度)의 제자로서 일찍이 과거(科擧)에 뜻을 버리고 경전(經典)과 정주학(程朱學)에 전심하였다. 석담 권대운(石潭 權大運)이 공(公)의 학문과 덕행을 칭송하며 천거로 벼슬이 내렸으나 사양하고 사림(士林)과 협력하여 종천서원(宗川書院)을 창건하여 하홍도(河弘度)를 봉향(奉享)하였으며 후학 교육에 힘썼다. 중촌마을엔 삼함재와 그의 아들 주담 김성운(珠潭 金聖運)의 학덕을 기리는 함주재(緘珠齋)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