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난 4월을 두고 ‘잔인한 달’ 또는 ‘사월(死月)이었다’고 까지 말한다.
어른들의 무능과 무책임함에서 비롯되어 수많은 아들과 딸들 젊은 청춘들의 생을 송두리째 앗아 가 버린 ‘세월호’ 여객선 참사(慘死) 때문이라는 사실은 다 안다.
하동으로서도 분명하게 그리고 충분히 그렇다.
전국을 큰 소용돌이 속에다 빠뜨린 ‘세월호’ 저 비운(悲運)의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하동사람들이 상당수의 주요 요직들을 두루 궤 차면서 한껏 부풀었던 군민들의 어떤 기대가 일시에 무너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속이 탈 만큼 다 타 버리고 이제 가슴에는 시커먼 재만 남았을 하동사람들의 100년의 꿈을 담았다는 갈사만의 엔진소리는 이미 멈춘지가 오래이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는 6.4지방선거와 관련하여 하동에 남겨질 상처는 너무 커 보인다.
어디 당장 눈에 보이는 상처 뿐이겠는가.
자칫 상처가 덧나기라도 한다면 그 후유증으로 인하여 하동이 감내해야 할 고통은 실로 엄청날 것으로 우려가 된다.
어떤분이 ‘해마다 10억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도 그 효과라고는 뚜렷하지가 않은 야생차 문화축제 열번을 치른 것 보다도 훨씬 광고 효과는 컷다’ 고 던지던 뼈있는 한마디에, 앞서 새누리당의 하동군수 공천 과정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는 ‘내가 고향을 그리워 하며 평생을 살았는데 떠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까지 말하던 두 향우분들의 반응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반증하는 것이다.
참으로 죄송스러운 일이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0년 당시 6.2지방선거와 관련한 당시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 따른 부작용을 보면서 필자가 H신문사의 편집국장으로 있으면서 <칼럼>을 통해 내 뱉었던 표현이 ‘참 난장판이다’ 였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더해 6.4지방선거 새누리당 하동군수 후보자 공천과 관련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연이어 터지는 문제들을 지켜 보면서 걸맞는 표현이 뭘까를 고민하다 결국에는 비슷한 말이지만 ‘참 엉망진창이다’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이번 6.4지방선거와 관련한 새누리당의 하동군수 후보자 선정 과정은 참으로 엉망진탕이었다.
세상 천지에 그렇게 순박하게만 비쳐져 왔던 하동사람들의 얼굴에, 물길과 꽃길의 고장으로 산천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늘 평온하다는 이미지를 대명사로 간직해 온 하동을, 어처구니 없게도 하동군을 이끌어 보겠다고 나선 인물들이 그들의 손으로 더러운 오물통을 뒤집어 씌우고 만 것이다.
이렇듯 시작에서부터 ‘오로지 저는 벼슬을 갈망(渴望)했습니다’ 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드러내 놓고는 이제 하동 군민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것이며 무엇을 바랄 것인가.
따라서, 하동의 군민들이나 고향 하동의 앞날에 대한 걱정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벼슬이나 탐하려는 아직도 몰염치한 생각들을 갖고 있다면 선거판에 뛰어든 인물들은 그 음흉한 가면을 벗어 던지고 내딛던 발길을 멈추어야 할 것이다.
덧붙여, 탁덕양력(度德量力) 즉 자신의 덕망과 능력을 헤아려 살펴, 이번 선거에 있어 마을 이장, 하동군 의원, 경남도 의원, 하동군수라는 그릇을 두고는 진정 내가 어느 그릇에 걸맞을 정도의 자질이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잘 가늠해 가장 적합 한 그릇을 선택해야 한다.
제 분수를 모르고 무리한 그릇을 꿰 찾다가는 자칫 하동을 송두리째 말아 먹는 최악의 패륜(悖倫)을 저지를 수 있음을 분명하게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벼슬을 하겠다고 나선 인물들이 눈이 먼 나머지 자신에게 걸 맞는 그릇을 찾지를 못하는데, 우리 군민들이 그들의 분에 넘치는 욕심을 억지로 채워 주는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된다.
반드시, 어떤 이유에도 치우침 없는 깨끗하고 공정하며 과감 결단으로 우선적으로 하동의 현실과 미래를 꼭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