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들이 행복추구권을 빼앗긴 공용터미널

2일동안 버스를 이용해 정처없이 떠돌다 진주, 남해, 창녕, 대구, 광양, 순천, 여수, 광주, 대전, 전주, 남원, 곡성, 구례를 끝으로 하동으로 되돌아 왔다.
이틀이나 쉬겠다고 계획을 세워 본 것도, 뭣 좀 생각을 해 보겠다고 혼자 훌쩍 떠나 본 것도 기억으로는 6년만이었다.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머리도 식히고, 마음도 추슬러야 겠다는 핑계로 홀가분 하게 한번쯤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던 것을 실천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은 첫 도착지인 진주의 복잡한 버스터미널을 보면서 “지역의 버스터미널 실태를 직접 확인해 보고 하동 공용버스터미널과 비교를 해 보자”는 것으로 급수정 되고 말았다.
급기야 당초 없었던 목표를 세우고 진주에서 가장 빨리 떠나는 버스를 타야지 했던 계획도 즉석에서 수정하여 이틀 동안 13개 시.군의 버스 터미널을 종횡무진(縱橫無盡) 누비게 되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하동의 버스터미널 상황은 최악이 분명해 보였다.
하동을 경유하는 한 버스의 기사는 ‘우리 눈에 비치는 터미널의 조건과 승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하동 버스터미널이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최악에 속할 것이다’고 했다.
사실 하동 시외버스터미널의 상황에 비쳐 어쩌면 당연한 지적이었다.
공용주차장이라는 곳이 정작 주차공간 보다 훨씬 큰 건물이 주차장을 가로 막고 선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형적인 형태이고, 그로인해 터무니 없이 좁아진 주차공간 때문에 터미널 구조가 이상스럽게 만들어져 운전기사들로 하여금 곡예운전을 강요 할 뿐만아니라 버스들이 ‘중앙선 침범’이라는 불법을 자행케 함은 물론, 더러는 오가는 차량이나 보행자들에게도 위험을 초래하기 일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마땅히 책임있는 공용주차장으로써 군민들에게 그리고 승객들에게 반드시 제공이 되어져야 할 편의시설에 있다.
당초, 지금의 공용 버스터미널이 만들어지기 그 이전부터 하동사람들은 어떤 냉정함에서 비롯된 푸대접을 받아야만 했다.
요금표나 시간표 등 안내판 하나 깔끔하게 된 것이 없으며, 화장실을 비롯한 승객들의 휴식공간 또는 대기실 등에 마련된 편의시설의 상황을 보면 ‘하동에 사는 우리가 죄인이지...’ 라고 내뱉는 어르신들의 푸념에 수긍이 간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마져도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오히려 군민들에게 어떤 고통의 감내를 강요하는 이같은 상황으로 까지 몰아간 분명한 책임은 하동군에 있다.
지금의 터미널 운영자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하건 하동 공용버스터미널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기업을 운영하고 또 장사를 하는 목적이자 근본적인 이유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어떤 이유에서건 개인이 투자를 한 것에서 이윤을 창출하려는 노력과 때에 따라서는 궁여지책(窮餘之策)을 두고는 제3자 된 입장에서 탓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촌로(村老)들을 중심으로 한 어쩌면 소외받기 쉬운 군민들을 볼모로 한 작금의 상황은 하동군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는 6.4지방선거를 통해 벼슬이나 해 보겠다고 나선 인물들은 물론 군의회 의원들 가운데 누구 한 사람도 하동 공용버스터미널에 대한 문제점들을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인물은 단 한명도 없다.
더불어, 지역의 관문이자 얼굴인 공용버스터미널 운영에 따른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지우거나 관련 행정이 질질 끌려나 다니는 모양새로 비쳐 져서는 안된다.
흔히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라는데 ‘제대로 된 공약하나 내어놓지도 못하고 있는 한심한 6.4지방선거 출마자들’·‘지난 4년동안 뭘 했는지 군민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군의원들’·‘늘 탁상행정에 급급해 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어지고 있는 군청 공무원들’·‘대중교통은 등한시 하면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인물들’은 인근 구례 버스터미널이라도 가 보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