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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스웨덴의 도시 ‘말뫼’를 언급했다.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코쿰스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말뫼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조선도시였는데 1980년대에 들어서서 한국, 일본의 조선업이 크게 성장하자 스웨덴의 조선업이 침체를 겪게 되었고 도시의 경제사정도 극도로 나빠졌다.
말뫼의 코쿰스라는 회사도 조선 불황의 여파로 1987년에 파산하게 된다.
코쿰스를 인수한 덴마크의 BWS사도 2002년에 파산하게 되어 이 과정에서 거대한 크레인을 매각하게 되는데 이 크레인을 인수한 회사가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현대 중공업은 크레인 가격으로 1달러만 내고, 대신 해체와 운송을 모두 자기비용으로 부담했는데 크레인을 해체하고 울산까지 운송하는데 약 220억 원이 들었다고 한다.
2002년 9월 25일 말뫼의 자존심인 코쿰스 크레인이 해체될 때 말뫼의 시민들은 그 모습을 보며 모두 눈물을 흘렸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그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내보면서 ‘말뫼의 눈물’ 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말뫼의 스토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말뫼의 눈물’은 기막힌 반전으로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교훈을 던져준다.
말뫼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결단’과 ‘새로운 시작’이다. 말뫼는 조선소가 문을 닫자 도시 인구의 10%인 27,000명이 거리로 내몰리고 지역경제는 마치 죽은 도시 같았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조선업의 연명을 위해 사용하던 재정과 금융지원을 과감하게 끊는 ‘결단’을 내리고, 그 재원을 신재생 에너지와 정보기술, 바이오산업 등 신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실업자가 된 근로자들을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을 연결하는 7,8km의 다리건설 등의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였다.
13년이 지난 지금의 말뫼는 유럽을 대표하는 생태도시로 탈바꿈했다.
말뫼는 더 이상 ‘말뫼의 눈물’이 아니라 ‘내일의 도시’라 불린다.
말뫼를 상징했던 코쿰스 크레인 자리에는 ‘터닝 토르소’라는 54층 190m의 꽈배기 형 고층빌딩이 들어서서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고 있다. 하동이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갈사 산단’이 와해될 위기에 놓여있다. 어쩌면 하동의 희망인 갈사가 자칫 ‘하동의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하동지구 개발 사업단의 무능과 파산, 대우해양조선에 대한 보증채무 문제, 한신공영과의 법적 분쟁 등등...... 들려오는 소리는 왜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느냐? 하는 탄식과 절망의 소리뿐이다.
하동군에서 심층적인 검토와 아울러 해결방안 강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지가 오래다. 이젠 무슨 문제가 있는지? 군민 앞에 솔직히 밝혀야 한다.
그 해결책 또한 군민의 이해와 지지를 구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
조선업계의 구조조정과도 맞물려 오히려 문제 풀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혹 어떤 정치적 고려 때문에 차일피일 시간을 허송해서는 안 된다. 내년은 대선이고 그 다음해는 지방선거이다. 지금이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다.
통합되기 전의 창원신도시는 1976년 인구 5만에서 시작하여 거의 20여년 만에 50만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국가나 경남도로부터 단 한 푼의 지원 없이 공영개발로 이루어낸 도시개발의 모범적 사례이다.
초기의 개발자금은 은행에서 빌렸고, 그 돈을 종자돈으로 특별회계를 설치해 도시건설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갈사 산단도 창원의 공영개발 사례를 깊이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이 와중에 다행인 것도 있다.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불황과 구조조정이 갈사 산단을 조선 및 해양플랜트 사업 중심으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업종위주의 산업단지는 그 업종이 불황과 침체에 직면하면 지역경제가 모두 고사되는 치명적 위험이 있다. 다양한 기업이 다양하게 입주하는 갈사산업단지로 전환시켜 제대로 된 하동굴기의 원동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을 낳는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일지도 모른다. 어려움에 봉착했다 해서 희망의 싹을 잘라서는 안 된다. 문제는 하동군의 결단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