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문 찬인

흔히 별천지(別天地)라 불리는 화개에 켄싱턴리조트가 지난 7.21 개장하였다.
1997년 삼립개발이 부도나면서 건물이 흉물로 방치된지 18년만이고, 이랜드가 이를 인수한지 10년 만이다.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에 115개의 객실을 갖춘 하동 최대 규모의 숙박시설이다.
켄싱턴리조트는 이랜드그룹 산하의 계열사인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회사이다.
이랜드파크는 서울, 강원, 제주, 경주 등 국내와 사이판, 중국 등 해외를 합하여 24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갖고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2020년까지 총매출 5조원의 세계 10대 호텔 레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1980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시작된다.
당시 28세의 청년 박성수는 근육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일반회사의 취업이 어려웠다.
할 수 없이 ‘잉글런드’라는 이름의 보세의류가게를 시작하였고, 1986년에 상호를 ‘이랜드’로 변경하고 법인화하였다.
아동복사업, 시계 및 쥬얼리 사업, 여성 캐주얼 사업 등 손대는 것마다 큰 성공을 거두어 1993년에는 5000억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이후 중국,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 등에 진출하여 사업의 다각화와 세계화를 추진하여 2014년에는 그룹 총매출 10조원을 돌파하였으며,
중국에서는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5천개가 넘는 유통매장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회사이다.

이랜드그룹 회장 박성수는 1953년 목포에서 태어났다. 또한 사랑의 교회에서 장로직을 맡았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러다보니 이랜드산하 기업들은 기독교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
도비가 만난 이랜드파크의 직원들은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어쩌다 통화해보면 ‘부서별 성가대회 준비하느라 바쁘다’ 라는 이야기도 듣곤 했다.
직원 회식 때도 술은 절대 마시지 않고 삼겹살에 콜라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웃기도 했다.
특유의 강한 종교적 색채가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주지는 않을까?
이랜드파크의 강성민 대표는 “종교는 종교고, 경영은 경영이다” 라고 잘라 말한다.
하동은 불교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혹시라도 종교적 이유로 지역민과의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

박성수회장이 어떤 강연에서 ‘봉급을 중히 여기는 사람은 월급쟁이이고, 일을 중히 여기는 사람은 비즈니스맨이다’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랜드의 기업문화를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랜드그룹의 성장 이면에는 저임금에 의한 노동자의 희생이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대규모 관광숙박시설의 부재는 하동관광의 아킬레스근이었다.
수학여행단을 유치하고 싶어도 한 곳에 많은 학생을 재울 수 없으니 이웃 동네로 빠져 나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공무원들이나 기업체의 단체연수를 하동에서 하고 싶다는데 ‘어서오라’ 할 수 없었으니 그간 담당공무원들의 애가 얼마니 탔겠는가?
이제 켄싱턴도 있고, 비바체도 있으니 명실공히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였으면 한다.

하동켄싱턴 리조트는 하동화력을 제외하고 하동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경주나 제주, 강원도에 있는 켄싱턴 리조트와는 사뭇 다르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역민의 기대도 매우 크고 바라는 바도 많다.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그래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그런 경영모델이 창출되었으면 한다.
기업의 지역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으로 환원 된다.
배추 한포기라도 하동의 산물을 구입하고, 다소 비싸더라도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주는 지역 밀착형 경영마인드를 가져준다면 녹차경기의 침체이후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화개지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랜드그룹의 박성수 회장은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에 통 크게 배팅하는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랜드축구단 운영, 장애인기금 조성뿐만 아니라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다저스 인수까지 시도하신 분이다.
하동의 열악한 문화나 체육환경 등에도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이윤창출이 목적인 기업에 지역문화 창달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지나친 줄은 알지만,
2006년 인수 후 10여 년간 흉물로 방치한 책임도 있지 않은가?
지역의 사랑을 받는 기업. 그래서 돈이 되는 경영모델의 창출.
혼자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