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이다.
보도자료를 놓고 보다가 ‘이대로 계속 둬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군청의 관련 부서에다 전화를 걸었다.
아마도 10여년 전에도 그랬었는데 다시 같은 문제로 나름의 조언(助言)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한 것이 아닌, 사실적이지 못한 어떤 주장에 치우쳐 관련 기관이나 부서에서 보도자료를 내거나 평소 공무를 봄에 있어서도 그것을 따라 가면 안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한다면 훗날에 자칫 우리의 역사를 왜곡 또는 오도하는 과오를 저지르고 마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 올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구례군과는 결정적인 부분에 이르러 서로의 해석 또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그것의 근거가 되어지고 있는 하나의 단서는 동일하다.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일대는 하동의 자랑인 국내 차(茶)의 시배지다.
오래전 하동의 차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 하면서 나아가 국내 차 문화를 이끌어 간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차인(茶人) 한분이 국내 차 3가지의 전래설 가운데 ‘신라 제42대 흥덕왕 3년 12월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大廉)공이 차씨를 가지고 돌아 왔는데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라는 대렴공 전래설과 관련해 차씨를 가져온 대렴(大廉)공이 김대렴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물론, 해당 주장을 하는 인물이 이 한분만은 아니지만 당시 필자는 사람이 어떤것에 대한 입장을 발표 하거나 나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 사적(私的)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공적(公的)인 입장에서는 그러면 안된다는 논조로 지적을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 등을 감안해서 본다면, 김대렴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무나 ‘아니다’ 또는, ‘터무니 없다’ 그렇게 말 할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하동군이 이같은 주장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듯한 모습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군청에서 내어놓는 관련 보도자료와 홍보물들의 상당 부분에서 점차적으로 김대렴(金大廉)이 당연시 또는 사실화 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동으로서는, 지리산 자락 화개면 운수리에다 차를 심을 수 있도록 했던 대렴공은 김(金)씨가 아니라 그렇다고 또다른 일부에서 주장을 하고 있는 대(大)씨도 아닌 그저 대렴(大廉)공이면 되는 것이다.
대렴공 전래설의 근간(根幹)이 되는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 제10’에는 ‘冬十二月 遣使入唐朝貢 文宗召對于麟德殿 宴賜有差 入唐廻使大廉 持茶種子來 王使植地理山 茶自善德王時有之 至於此盛焉’ - ‘겨울 12월, 사신을 당나라에 보내 조공하였다. 당나라 문종(文宗)이 인덕전에서 접견하고 연회를 베풀고 사신의 등급에 따라 하사품을 주었다. 당나라에 들어갔다가 돌아온 사신 대렴(大廉)이 차나무 종자를 가지고 왔기에 임금이 지리산(地理山)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왕(善德王) 때부터 있었으나 이때에 와서 크게 유행하였다’ 라고 기록이 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 필자는 당시 상황을 우려한 나머지 하동군에서 세우는 차 관련 비석에다 대렴(大廉)공이 아닌 김(金)자를 붙이지나 않았나 싶어 늘 눈 여겨서 보았었다.
1천년 전 우리 역사속 인물로 어쩌면 국내 차 시배지의 근간이랄 수 있는 대렴(大廉)공이 대(大)씨일 수도, 김(金)씨일 수도, 또다른 성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 진실이야 어디에 있건 하동은 특히 공무(公務)에 있어서는 남겨져 있는 근거에 따라서 대렴(大廉)이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