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昨今)의 농촌 현실은 마치 농민들에게 대한민국 농업의 종말(終末)을 예고라도 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다.
농촌과 농업인들이 처해져 있는 요즘의 상황들에 비춰 볼 때 이같은 분위기가 여기서 조금만 더 지속이 되어 진다면 ‘회생(回生) 불능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해 보인다.
농부들은 농사가 흉년(凶年)이 들면 논‧밭 두렁에 주저 앉아 내 뿜는 담배연기 끝에다 깊은 시름을 실어서 보내거나 동네 앞 허름한 구판장(購販場)에 모여 앉아 막걸리 사발을 숨이 막히도록 들이키는 것이 과거 대한민국 농촌 사회의 전형적인 그림이었다.
그러나, 현세(現世)의 상황은 그게 아니다. 요즘의 농부들은 과거와는 반대로 오히려 풍년(豊年)이면 어깨가 축 늘어지고 논･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 지며, ‘저 것들을 다 어떻게 하나!’ 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결국 그대로 이우러져 가는 한해의 결실을 보고는 가슴을 치며 속울음 운다.
그렇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농업이 중심이 되는 하동군은 올해도 군민들은 사계절 속울음을 울고 있다.
지난 봄에는 녹차와 매실 때문에, 또 올 가을은 배에 이어 최근 대봉감까지도 하동사람들을 속울음 울게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급감한 소비로 인하여 쉽게 구매에 대한 어떤 필요성이나 욕구가 발생 하지를 않기 때문이다.
오랜세월 그렇게 노래까지 불러왔던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이미 옛노래가 되었고, 외국산 과일들의 국내 반입 이후 손쉽게 접하게 된 열대 과일들의 맛에 이미 길들여져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람들, 즉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제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라는 말은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이 나라 농촌과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숨통을 죄는 듯한 고통이 날이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데도 정작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이 나라 백성들 위에 군림(君臨)하는 특별한(?) 존재들은 이런 답답한 상황은 안중(眼中)에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것을 넘어 생사(生死)의 기로에서 몸부림 치는 우리의 농촌과 농민들을 대하는 저마다의 모양새들은 존재의 가치 마져도 그다지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따돌림 내지는 마치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마져 들 정도다.
도대체 왜 이럴까. ‘임금을 인상해 달라’･‘근무여건 또는 처우개선을 해 달라’ 해마다 반복되는 꼭 같은 이유를 들어 생활의 터전을 가로막고는 앞다퉈 길거리로 나서는 이들의 목소리는 그나마 들어 주는 듯 보이는데 유독 이 나라의 근간(根幹)이라 할 농촌과 농민들의 절규는 못들은 척 하는 것 같으니 이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싶다.
아울러, 대부분의 농촌 지역이 초고령화가 되어지다 보니 목소리를 높이는 이 드물고, 길거리로 나설 만큼의 기력(氣力)을 가진 이들이 모자라다 보니 다소 맹랑한 생각에서 농촌과 농민들을 과히 업신 여기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그기다 다소 뜬금없는 소리라 의아해 할지 모르지만 답답한 마음에서 아무튼 농업에는 왜? 최저 임금제를 적용하지 않고, 농민들에게는 왜? 정년퇴직 또는 퇴직금이 없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이 나라의 근간(根幹)이 농업이고 농민들이었음을 안다면 적어도 그동안 퇴직금 제도 또는 농업인 연금이라도 우선적으로 챙겼어야 옳았고, 어쩌면 나라가 당연한 도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농업을 그저 단순한 자영업으로 여기는 이 나라의 정책 방향이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쩌면 바라는 것 자체가 크게 무리일 것이다.
만약에 그렇다면, 최소한 농민들이 생산하는 농작물들에 대한 최저가격 보장제도는 어쩌면 가능도 하지 않을까.
해당 지역에서 생산하는 특히 명품화 된 그 지역의 농산물들 만이라도 최저가격을 보장해 줘야 그나마 대한민국 농촌과 농민들이 그나마 연명(延命)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