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문 찬인

하동을 일러 흔히들 ‘생명의 땅’이라 한다.
백두대간이 한반도의 남쪽에 기운을 뭉뚱거려 만든 지리산의 넉넉함.
지리산을 마치 어머니의 양수처럼 포근히 감싸안고 흐르는 섬진강
강과 산이 남해를 만나 빚어낸 노량바다
생명의 땅이란 말이 지나치거나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한 10여년 전부터 하동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갈사에 조선산단을 만들어 우리도 남들처럼 잘살아보자, 서부경남 낙후지역,변방의 하동이 아니라 세상의 중심이 되는 하동이 되어보자
하동인의 바람이 되고 그 바람은 바람이 되어 모두에게 하동의 꿈이요 절대가치로 자리 잡았다

과연 갈사산단이, 해양플랜트산업이 하동의 꿈을, 하동인의 바람을 이루어 줄수 있을까?
당연히 갈사의 성공은 하동에 더많은 부와 인구와 도회지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게된다고 해서 지금 하동땅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위치한 인구 75만의 조그마한 산악국가 부탄.
부탄은 국내총생산(GDP)위주의 경제발전을 지양하고 국민총행복(GNH)을 사회발전지표로 채택한 나라이다
한마디로 공장짓고 수출하여 돈을 많이 버는 것 보다 돈은 좀없지만 모든 국민이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그 덕분인지 1인당 GDP가 2천달러에 불과한 부탄이 2010년 영국 신경제재단이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부탄의 지그메틴레이 전 총리는 말한다
“국가의 첫째 책임은 국민행복이며, 경제는 행복의 한가지 조건에 불과하다”
“경제성장에만 치중했다면 부탄국민이 지금보다 덜 행복할거라는 점은 확실하다”

해양플랜트 산업이, 갈사조선산단이 하동의 번영을 오랫동안 보장해 줄 것인가?
독일의 브레멘시는 과거 조선산업의 발전으로 독일경제회복의 초석이 되었으나 1970년대 이후 일본, 한국에 밀리면서 실업율이 15%에 이르렀고 이제는 쇠퇴의 기로에 서있다

한때 전세계 자동차의 85%이상을 생산하던 자동차 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시 역시 일본,한국등에 밀리면서 2013년 도시가 파산하였다

조선산업은 영국등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하였으나 1970년대 일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겠으며, 일본 역시 한국에 조선산업 1위의 자리를 내놓고 말았다.
한국 또한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으며 오래 지나지 않아 중국에 따라 잡힐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조선산업은 우리의 성장산업이 아니라 장차는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해양플랜트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는 우리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어 괜찮다고 하지만 그러한 기술력 격차는 10~20년이면 중국에 따라 잡힐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조선이나 해양플랜트산업의 호황은 길어야 10~20년에 불과하다
10~20년에 하동의 꿈, 하동의 번영을 걸기에는 너무 무모하지 않는가?

유엔미래예측보고서 (박영숙 지음)에서는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과 아울러 변화에 따른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변화에 맞추지 못하면 몇조몇천억의 큰 프로젝트도 무용지물이다
이세상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그 방향성에 주목하고 군민의 살길을 열어야 한다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 한국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저출산으로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로 한국을 짚었으며, 유엔미래포럼은 2305년 정도에 한국에는 남자 2만, 여자 3만등 5만명 정도가 살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때쯤 하동에 사는 사람수는 1명 정도일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2018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 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2020년 정보화 사회 지고 신농업 사회 뜬다
농업이 농산물 생산 뿐만 아니라 에너지,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는 주역으로 다시 부상한다
신농업은 아파트형 공장에서 각종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업형 농업과
쇠고기, 돼지고기등 육류의 세포를 배양한뒤 원하는 크기,맛,모양등으로 생산하는 배양육 산업,
미세조류인 앨지(algae)를 배양하여 바이오 디젤 에너지로 전환하는 앨지농업,
염분에 강한 작물개발과 재배방법 개선으로 2020년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수농업등이 물부족, 에너지 부족, 식량부족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2020년 지자체의 제조업 유치는 자살골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제조업이 경쟁력이 없어진다.
제조업은 아프리카, 동남아등 인구가 많은 나라들로 옮겨지고, 공장도 대부분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 자동화 하여 공장이 들어서도 상권이 살아나지 않는다

2030년 남해안이 가라 앉는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2030년 정도가 되면 한국에서도 해안이 낮은 서해안을 시작으로 남해안 까지 거의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가라 앉을 것이란 전망이다.
바닷가에 건립중인 갈사산업단지도 해수면 상승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