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어르신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3000명 참가 8km Healing

『여기는 대한민국의 알프스 하동입니다. 한국 풍수의 창시자 도선국사가 일찍이 생기가 가장 왕성한 곳으로 인정한 땅이요, 정감록에 예언하고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자리 하동입니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 감싸 안고,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위치해 푸른 기운이 모여있는 곳, 생명의 젖줄 섬진강이 포근한 품을 내어주는가 하면 망망대해 태평양으로 큰 길을 터주는 남해바다가 한 폭의 그림같이 펼쳐지는 신비의 땅 하동입니다. 오늘 우리 하동은 근대영웅 최초로 알프스 산맥을 넘었던 나폴레옹의 불가능에 도전한 전략을 되새기며, 상상이 기적이 되는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을 만천하에 선포합니다. 더 큰 하동 더 새로운 하동으로 뛰어 넘겠습니다. 여기는 대한민국의 알프스 하동, 바로 그 생명의 땅에서 2014년 힐링시티 하동 지리산 회남재 숲 걷기 대회에 참석한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들과 영원히 함께 합니다.』

지난 25일, 하동군 청암면 소재 삼성궁 앞에서 윤상기 하동군수가 선포한 『대한민국의 알프스 하동 선포문』내용이다.
청명한 가을 햇살을 받은 단풍이 유난히도 반짝이던 지난 주말. 단풍 색깔만큼이나 다채로운 등산복을 입은 3000여명의 트래커들이 지리산의 새 소리와 바람소리를 따라 가을 숲길을 걸었다.
당초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밀려든 참여 인파(人波)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하동군이 지리산 청학동과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면을 잇는 황토 숲길을 널리 알리고, 슬로시티 하동의 이미지에 걸맞은 맨발 걷기의 세계적 명소로 육성한다는 목적에서 마련한 『회남재 숲길 걷기』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회남재의 숲길 걷기코스는, 제1코스 삼성궁∼회남재∼악양 등촌선사까지의 편도 8km, 제2코스 삼성궁∼회남재∼묵계초등학교 편도 10km, 제3코스 삼성궁∼회남재∼삼성궁을 왕복하는 12km가 있다.
회남(回南)재는 경의사상(敬義思想)을 생활 실천철학으로 한 조선시대 선비 남명(南冥) 조식(曺植 1501∼1572) 선생이 산청 덕산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중 악양이 명승지라는 말을 듣고 1560년경 이곳을 찾았다가 돌아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고갯길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하동시장을 연결하는 산업활동 통로이자 산청·함양 등 지리산 주변 주민들이 널이 이용하던 소통의 길이었으며, 지금은 주변의 뛰어난 풍광을 즐기며 등산과 트레킹을 하는 동호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난 주말 해발 740m의 회남재 숲길 걷기행사 참가자들은 댕기머리를 한 지리산 청학동 어르신들, 윤상기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 재외 향우, 학생, 직장인, 가족단위, 친구, 연인, 전문 산악인에 이르기까지 분포도 다양했다.
또, 이날 행사에는 하동군 홍보대사이자 인기 탤런트 변우민과 연극배우 출신의 개그맨 오정태도 함께해 재미를 더했다.
낮 1시 30분 청학동 삼성궁 주차장 앞 공터를 출발한 트래커들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길가에 아무렇게 나 핀 들꽃이며 이름 모를 들풀, 단풍 등을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를 털어냈다.
굽이굽이 오르막길을 쉬엄쉬엄 걸어 회남재 정상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멀리 백운산 아래 아스라이 보이는 검푸른 섬진강과 드넓게 펼쳐진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 평사리들판의 황금물결을 한 눈에 내려다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회남정(回南亭)에서 잠시 땀을 식힌 트래커들은 참나무·소나무 등으로 하늘을 덮은 내리막 숲길을 따라 악양면 등촌리 청학선사까지 두 시간 남짓 편도 8㎞를 걸었다.
이날 걷기대회에서는 의미있는 행사도 열렸다. 걷기대회에 앞서 윤상기 군수가 행사장에 모인 참가자들 앞에서 산과 강과 바다가 함께한 생명의 땅 하동을 ‘대한민국의 알프스’로 천명한 것이다.
윤 군수는 이 자리에서 신비의 땅 하동을 ‘대한민국의 알프스로 만천하에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날 식전행사에서는 변우민·오정태 팬사인회를 비롯해 ‘령교’의 미니콘서트, 놀이판 ‘들뫼’의 사물놀이, ‘STEP CREW’의 비보이 공연, 변우민과 함께한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즐거움을 더 했다.
한편, 누구나 충분히 공감 할 만한 것들을 대명제(大命題)로 내어 놓으며 하동군이 대한민국의 알프스 임을 선포한 이번 지리산 힐링여행 “제1회 회남재 숲길 걷기” 행사는 행사가 성공적이었다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 회남재 숲길을 ‘지리산 자연림으로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회남재 황토숲길을 따라 토지 속 최참판댁을 잇는 힐링 관광코스로 새롭게 조성하고, 슬로시티 하동의 이미지에 걸맞는 맨발걷기의 세계적인 명소로 육성한다’는 당초의 취지이자 목적에도 충분히 부합한 행사로 평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춘기자.블로그naver.com/ 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