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부케넌 교수는 미래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에서는 의사결정이 절대다수의 찬성이거나 만장일치로 동의되고 추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를 암시한 바 있다.운영만 잘 되면 사회비용이 최소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지극히 상식적인 의견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케넌교수의 말에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근대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정치의'2분의1이상 찬성'이라는 명분만으로 의사결정의 방식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과반수 이상의 찬성' 이라는 단순한 의사결정 과정은 타협 보다는 '적과 아군'이라는 확연한 대결의식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우리 국민들의 머리속에도 국회라는 신성한 입법기관이 국민으로 위임받은 사명과 책무를 수행하기는 켜녕 당리당략에 이끌려 몸싸움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으로 가득차 있었다.
국회에서 해머로 문짝을 부수고 최루탄을 터뜨리고 주먹질의 난투극을 벌리는 등의 추태를 이상 더 국민들은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되자 국회는 법을 개정하여 166조에 다음과 같이 '국회회의의 방해죄'를 명시하게 되었다.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사람을 상해하거나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폭행 또는 재물을 손괴하거나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기타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 기록을 손상,은닉,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이하의 벌금을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필자는 앞에서 규정한 '국회회의의 방해죄'만 잘 운영, 적용하더라도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국회의 모습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였다.
'국회선진화법'에서 쟁점 법안처리를 굳이 '5분의3 이상 찬성' 이라는 규정을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가져 본 것이다.
선진화법 이전에는 50%이상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법안을 통과하는 방식이 여.야가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서로 투쟁상태에 가까웠다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양당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촉매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발의된 이 법안이 표결될 때는 국회의원 재적 192명 중, 127명 찬성,48명 반대,기권 17명으로 가결되었다.
그러나, 비교적 상당 수의 표차로 탄생된 이 법안이 재적의원 5분의3이라는 찬성을 요구하는 법안제정의 요건과 국가 재난에 준하는 비상사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마저도 봉쇄되어버린 선진화법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라는 상황에 맞물려 큰 시련을 겪고있다.
세월호의 참사로 5개월동안 법안처리가 제로였던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동물국회에서 식물국회로 심지어 국회의원백수화법이라는 비아냥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법안이 신중하게 의결되지 못하고 국민들 보다는 위정자들의 잇속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지탄을 모면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헌법에 명시되어 있고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국회가 세월호 유족들의 대표까지 입법과정에 끌어들이는 행위는 정치권의 무능을 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진화법의 입법 저의가 상대를 설득하여 국가와 국민의 편에서 서로 상생하자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이 법안을 자기들의 틀안에서 유리하게만 해석하고 운용하자는 뜻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려고한다.
여당에서는 선진화법이 다수결 의결원칙인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제출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그 판결이 나오기 까지는 몇년이 더 지나야 할지 모른다.그 동안 야당의 완강한 반대가 불을 본 듯 뻔 하다.
선진화 입법은 새누리당에서 먼저 발의된 법안이기 대문이기도 하다. 또다시 싸우는 국회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온 국민은 바라는 것은 입법방법의 보완 보다는 정말 선진화된 국회의원들의 인식이 가장 절실한 과제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