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환 논설위원(기쁜소식하동교회 목사)

신약 성경에는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나온다. 아버지는 집을 나간 둘째아들을 매일 문밖에 나가 기다리지만 돌아오지 않아 근심 속에 있다가 어느 날 거지가 되어 돌아오는 아들을 맞아들인다.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아들을 건강한 몸으로 맞아들이게 된 것을 얼마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지 모른다. 아버지는 기쁨을 이기지 못해 “제일 좋은 옷을 꺼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라고 말했다. 둘째 아들 때문에 갑자기 집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때 아닌 풍류 소리와 웃음 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때에 맏아들은 들에서 하루 종일 열심히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전에 없이 집안이 떠들썩함을 이상히 여겨 종을 불러 물어본즉 둘째 아들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맏아들은 굉장히 화가 났다. 아버지가 정말 이럴 수 있느냐 라고 그는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맏아들이 온 것을 알고는 아버지가 나가서 들어가자고 권하자 그는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어김이 없었는데 나에게는 염소 새끼 한 마리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지 아니하더니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먹어 버린 이아들이 돌아오매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라고 불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주 하나님의 말씀과 싸우고 있다. 하나님 말씀이 부담스럽고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느끼면 자기 생각을 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화해서 이해한다거나 그냥 피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싸우는 것이다. 둘째아들은 아버지에게 돌아왔을 때 자기의 계획과 의지와 노력이 헛된 것이며 자기는 전적으로 패배했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겉모양으로만 아니라 마음 밑바닥에서 자기의 모든 생각이 정말 무익하고 악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옳고 잘하는 줄 알고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을 때 둘째 아들은 비로소 전적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아버지의 말씀을 온전히 따르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 둘째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맏아들처럼 대항하거나 반문하거나 불평하는 자가 아니라 무슨 일이든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바로 주님은 우리가 이러한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 돌아오기를 바라고 계신다. 자기 자신이 전적으로 부인되고 자기 속에 선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의 참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단은 ‘내가 악하기는 하지만 선하고 옳은 부분도 있다. 내게 잘못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이런 부분만은 내가 옳다‘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빗나가게 되고 자기 생각을 따라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 주님은 우리가 무엇을 잘해서 떳떳하게 나오는 것보다 자신이 부인되어 전적으로 무익한 존재임을 깨닫고 주님 앞에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탕자의 비유를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