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환논설위원

(법학박사,시인,前하동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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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언젠가부터 자신의 잘못과 부주의로 인한 것도 모두 나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호텔을 경영하던 지인의 말에 의하면 어느날 호텔 사우나에 어린 아기들과 엄마가 목욕을 와서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장난치며 놀다가 출입문 유리창이 떨어져 깨진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듣고 달려온 엄마는 아이들이 다치지도 않았는데도 자신이 놀랬다며 놀랜 것에 대한 보상을 하라고 따지더라는 것이다.

자신의 부주의나 잘못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조건 시설주나 관리인에게 책임을 묻는 풍조가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하고 있다.

이런 일도 있다.

지하철로 이어진 지하상가 여닫이 문에 앞선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뒤 따르던 사람을 배려해서 문을 연채 뒤 따르던 사람이 파톤을 넘겨 받아 가볍게 잡을꺼라 여기고 살짝 놓았는데 뒤 따르던 사람은 손도 대지 않고 그냥 재빨리 들어서다가 부딪혀 다친 사건이 있었는데 이 또한 시설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더라는 웃지 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핸드폰을 분실하고도 도난 당했다며 경찰서에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나 절도사건이 줄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원인과 책임을 자신으로부터 찾으려 하지 않고 나 아닌 남에게 모든 책임을 묻거나 전가하는 사회 풍조가 생기게 된 것이다.

최근 어느 티비 방송에서 어떤 분은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난 것도 흙은 가만히 있는데 오래전 모대통령이 나무를 많이 심어서 큰산불이 되었다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언어도당이 아닐 수 없다.

잘 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이라는 말이 있다지만 명백한 사실도 잘 못되면 자신이 아닌 남에게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 전 우리가 어렸을 적에 책상 모서리에 부딪쳐 아파 울 때면 할머니께서는 "데끼 이놈 우리 애기를 아프게 했다"며 책상을 두드리며 나무라곤 했는데 이런 것이 원인이 되었을까? 아니면 인간 본성이 공격적 성악설에 근거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떼를 쓰면 국가가 마구 받아줘서 그런지? 희한한 법을 만들어 나랏돈을 쌈짓돈으로 착각해서인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요즘엔 어떤 사건 사고가 나면 원인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떼부터 쓰게 되고 결국엔 보상까지 해 주다보니 자신의 잘못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풍조가 급속히 확산되었다 본다.

우리도 선진국 같이 어떤 일이 일어나면 나의 잘못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나의 부주의가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 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때 따져보는 선진의식이 필요하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배려할 줄 아는 선진국형 교육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에앞서 정치권에서부터 자기들의 정권에서의 잘못도 과거 정부나 타 정파에게 전가하는 것부터 고쳐야 할 것이며 내로남불이 아닌 이치와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염원해 본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밀물과 썰물 이야기다.

바다물이 밀려오는 밀물 때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데 빠져나가는 썰물 때는 바다새도 강아지도 아이들까지 좋아 하게 되어 밀물은 썰물을 시기하게 되고 미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날 밀물이 바닷가 오래된 노송에게 물었다."도대체 썰물이란 녀석은 어디에 있는 누굽니까?" 노송은 말했다."썰물은 바로 너 자신이란다."우리 모두가 '내탓이오'운동이라도 전개해야 할 텐데 ᆢ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수년전 고김수환추기경께서 '내탓이오' 운동을 하자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