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하동읍내 재래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장 활성화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전국의 전통이 살아있는 대표적인 재래시장들의 어제와 오늘을 되짚어 보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그 첫 번째 대상지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하리 52-9번지 일대에 소재하고 있는 “화천전통시장”을 취재하였으며, 당초 장날의 현장을 취재를 계획하였으나 시장 관계자에 확인후 평일 상시시장을 취재하여 싣게 되었다. - 편집자 주 -

1940년대 광산 개발과 화천댐 건설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 원인이 되어 사람이 많아 지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

1953년에 개설, 현재 100개의 점포에 160여명의 상인들이 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2020년 1일평균 1,550명의 고객들이 찾아

► 상설시장인 화천전통시장은 화천군청과 화천공영버스터미널 사이에 있다. 길이 1자 형태이기 때문에 한 번 들어가면 끝까지 가야 해서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에 좋은 형태로 만들여져 있다.

또한 정기시장은 상설시장 자리에서 장이 서며, 상설시장과 버스터미널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다.

지난 5월 16일(일요일) 저녁시장과 17일(월요일)아침을 찾았지만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한 타격은 전국 여느시장과 마찬가지로 실감할수 있었지만 그래도 화천 전통시장의 상설시장은 살아 있었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 전통시장은 매월 3, 8일에 5일장이 열리며, 평소에도 상설시장이 열리는 등 강원도의 정기시장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시장의 위치는 화천의 중심을 지나는 도로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또한 버스터미널 옆에 있어서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 등을 가져와 팔기에 좋고 집으로 돌아가기에도 편리하다는 지리적 위치적 장점을 갖고 있었다.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하리에 소재하고 있는 화천전통시장은 강원도 장타령에 나오는 것처럼 통나무가 주요 특산물로 꼽힐 정도로 당초에는 매우 궁벽한 지역이었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모여서 살기 보다는 흩어져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기 때문에 시장이 별로 발전하지 못 했으며, 화천이 바깥세상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북한강의 수로 교통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북한강을 통해 소금배가 도착하는 곳에 몇 개의 정기시장이 형성되었고, 일제강점기 때에도 꾸준히 시장이 개설 되었다.

1940년대에는 화천에 인구가 크게 증가했는데, 광산 개발과 1944년에 완공된 화천댐 건설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 원인이 되었고, 이로인해 사람이 많아지면서 시장 또한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화천군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 한가운데였기 때문에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난 뒤 북쪽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휴전선에 의해 고향으로 가는 길이 막혀 화천에 거주하게 되면서 1953년 화천시장을 개설했다. 화천시장은 1959년에 상설시장이 되면서 정기시장과 함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새롭게 번성하고 있다.

► 강원도 화천군 화천시장의 어원은 화천군은 고구려 때는 생천(牲川)군 또는 야시매로, 신라시대 때는 낭천(狼川)이라 불렸다. 생천의 생은 소를 뜻하고 낭천의 낭은 이리 또는 짐승을 뜻하는 말로, 이름을 통해서 당시 화천이 벽지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 때에 화천(和川)이라고 불렸는데, 지금처럼 화천(華川)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1902년 고종 때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화천군의 진산인 용화산(龍華山)이 아름답고 높아서 그것을 본받기 위해 화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화천시장은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 흔히 산과 물의 도시라고 부르는 화천은 크기가 넓지 않으며,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부터 사람들이 살기에 편안하지 않았다.

교통이 수로에서 육로로 바뀌는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화천을 가로지르는 북한강을 통해 물자를 수송했으며, 그때 서울로 보낸 것 중 하나인 통나무는 〈강원도장타령〉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산지가 많은 화천은 이처럼 통나무가 특산물이었는데, 화천에서 뗏목에 묶어 북한강 물길을 따라 한양에 이르면, 뚝섬나루에서 상인들이 서로 나무를 사려고 했다. 화천에서 한양으로 이동하려면 사나흘이 걸리는데 그 사이 나무에서 진이 빠져 화력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산과 강에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던 화천이었으나 한국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지는 못 했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화천은 북한 지역이었다가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를 거쳐 남한에 편입되었다. 이 지역의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파로호이다.

파로호는 한국군이 중공군과 싸워 크게 이긴 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붙인 이름이다. 파로라는 말은 오랑캐를 격파했다는 뜻을 갖고 있다. 지금도 화천은 한반도를 둘로 나눈 분단의 경계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화천은 산이 깊은 벽지이며, 통나무가 특산물로 꼽힐 정도로 생활환경이 열악했고, 거기에 한국전쟁의 여파로 지금도 군사시설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들은 화천의 시장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화천호라는 이름이 한국전쟁을 지나며 파로호로 바뀌었다. 

시장의 주변으로 군청, 버스터미널, 대부분 행정기관 등 함께하고 있어

3일과 8일 5일장은 물론 평일의 상설시장도 활기가 있어 보여

추우면 추울수록 즐거워지는 축제라고 하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금상첨화

► 해방 이후 화천은 북한 지역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 격심한 전투를 치르고 남한의 영토가 되었다. 전투 과정에서 화천 군내의 건물 가운데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오늘날 화천의 도로는 모두 일직선이고, 수도권의 신도시들처럼 바둑판무늬로 도시가 구획이 지어져 있는데 그것은 한국전쟁 이후 거의 파괴된 도시를 신도시처럼 새로 건설했기 때문이다. 반듯한 시가지는 도시의 발전인 동시에 슬픈 역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러했기에 한국전쟁 전후로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거나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산양리장의 경우는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 막히면서 교통의 요지라는 특성을 잃고 사라져, 한국전쟁 이후 한동안 화천군에는 읍내장 하나만이 개설되어 있었다.

시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구 동향을 살펴보면 1960년대까지는 화천군의 인구가 증가했다. 아마도 피난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온 영향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1970년대가 되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감소율을 나타낸다. 강원도의 평균 감소율이 2.6%인 것에 비해 화천의 경우는 5.6%에 이를 정도였다.

인구의 감소 원인은 197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농촌 인구가 대거 도시로 이주하는 현상 때문이었다. 화천은 다른 도시에 비해 산업 기반이 약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런 인구 감소를 통해 화천이 일자리나 생활환경, 노동 조건, 교육 문제 등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열악했음을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인구 감소 원인은 1970년대 정부에서 화전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당시 화천에는 산에서 숯을 굽거나 나무를 해 생활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화전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화천을 떠나야 했다.

화천군의 인구는 1966년 5만 5,290명을 기점으로 1985년 3만 3,705명, 1992년 2만 6,752명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2015년 2만 7,214명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인구 변화와 관련해서 시장의 동향을 보면 한국전쟁이 끝난 뒤 인구가 증가하면서 1959년 화천 읍내에 정기시장 이외에 상설시장이 개설되었다. 정기시장이 열리던 화천읍 하리에 4,892m2의 규모로 상설시장이 개설되었는데, 이렇게 화천 읍내에 상설시장이 생긴 것은 화천댐의 건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래 화천시장의 장터는 소금배가 드나들던 강가에 있었다. 오늘날 화천으로 들어가는 화천교 옆 남강나루터 건너편 주차장 자리가 과거의 장터였다. 거기서 정기시장과 우시장이 함께 섰다.

1944년 화천댐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북한강 수로를 활용해서 서울에서 소금배가 화천교를 지나 구만리 나루터에 도착했기 때문에 시장도 자연스럽게 물가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대형 저수지인 파로호가 생기고, 춘천댐 건설로 물길이 얕아지면서 배가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게 되자 시장이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1959년에 지금의 시장터로 옮기게 되었고, 상설시장도 생겼다. 우시장 역시 화천시장과 함께 화천 읍내에 있다가 1985년 하남면 논미리로 옮겨갔다.

► 화천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전통시장이다. 이런 지리적인 특성으로 해서 나타나는 차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현지인보다 군인이 더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부대와 군인들이 많다는 것은 산업적인 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화천은 2차 산업이 거의 발전하지 못하고 1차 산업에 종사하거나 3차 산업인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또한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서면과 사내면의 경우 군인들과 면회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가나 숙박업소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시장 통로에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지붕을 교체했으며, 주차장을 갖추고 화장실을 신축했다. 또한 2007년에는 무질서하게 달려 있던 간판들을 건물과 업소의 특성이 잘 반영된 간판으로 바꾸어 깔끔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로도 상가 도색을 하는 등 꾸준한 시장 정비를 통해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의 활성화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화천의 산천어 축제가 큰 성공을 거두며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시설 현대화를 시작한 2003년에 처음 열린 화천산천어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매년 1월에 개최되는 화천산천어축제는 2016년까지 10년 연속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2009년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보도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화천산천어 축제는 평화의 댐을 건설하면서 물을 뺀 파로호를 활용한 관광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는데, 산과 물의 도시인 화천을 상징하는 산천어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산천어가 화천의 고유 어종은 아니다. 현재 축제에서 쓰이는 산천어는 수입한 것이다.

화천시장과 정기시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 산천어축제와 주말마다 찾아오는 면회객들로 인해 축제나 장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시장이 되었다. 그에 맞춰 시장은 2007년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공동 쿠폰과 깜짝 세일 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 화천군은 강원도의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으로 양구군, 서쪽으로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군, 가평군과 남쪽으로 춘천시, 북쪽으로 철원군과 접하고 있다.

화천은 내륙 산간이기 때문에 임야가 전체 면적의 85%에 이르고, 농경지는 적다. 강 인근에 소규모의 평야와 산기슭에 조금 있을 뿐이다. 주요 농산물은 쌀, 옥수수, 콩, 감자 등이며, 산채류와 방울토마토, 느타리버섯, 평화가시오이, 달래, 두릅, 화훼 등의 생산 단지가 유명하다. 임산물로는 종실류가 중심인데 밤, 도토리, 잣, 은행 등과 송이, 느타리, 표고 등의 버섯류 및 약초 등이 생산된다.

► 화천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은 옥수수로 만든 국수와 옥수수로 만든 인절미이다.

1960년대 이후 화전민들의 주요 농작물은 옥수수였다. 옥수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씨를 뿌린 후 한 번 정도만 김을 매면 수확할 때까지 잘 자랐다. 이런 이유로 일손이 부족한 화천에서는 옥수수 농사가 성행했고, 자연스럽게 옥수수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생겨났다.

옥수수로 만든 국수는 올챙이국수라고 부른다. 국수발이 올챙이처럼 불룩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과거에는 올챙이국수보다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묵을 더 많이 먹었다고 전한다.

► 한편, 강원도 화천군 화천 전통시장은 앞서 언급을 하였듯 형성된 시장의 주변으로 군청을 비롯해 버스터미널 등 대부분의 모든 행정기관 및 군민들 공용 생활시설들이 함께하고 있어 5일장은 물론 평일의 상설시장도 활기가 있어 보였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약 12톤의 산천어를 강에다 풀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추우면 추울수록, 얼음이 꽁꽁 얼면 얼수록 더 즐거워지는 축제라고 하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금상첨화(錦上添花)였다.

<취재일 : 2021년 5월 16일 일요일 오전 11시 하동군에서 버스로 출발, 강원도 화천군 화천 전통시장은 장날일 다음날 17일 오전의 상설시장을 취재했음>

/장성춘기자. 블로그naver.com/ hdnews9001

※. 이 기사는 경상남도로부터 지역신문발전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 및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