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고래처럼 그렇게 크고 강한 사람들 끼리의 싸움으로 인하여 새우와 같이 작고 힘없는 사람들이 이유없이 피해를 입는다라는 뜻이다.

인간세상, 우리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힘 있고, 돈 있고, 권력 있는 강한 자들의 싸움 때문에 작고 약한 사람들이 억울하게도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런 경우는 어떤가?

하동군이 2021년에 들어 현 하동초등학교 앞(중앙로 97) 일대에 회전 교차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토지를 수용을 해야만 하는 주변의 한 건물이 있었고, 해당 건물에는 지난 2017년 7월경부터 보증금에 월 20만원의 세를 주고 있는 세입자 A씨가 있다.

이 세입자는 지난 2017년 7월경부터 해당 건축물에 세입자로 들었는데 바로 지난해 12월에 주인이 바뀌었고, A씨는 바뀐 주인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하고는 1년치 월세도 선금으로 한꺼번에 지급을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달인 2021년 1월 중순에 새 주인은 하동군으로부터 해당 지역 주변으로 회전교차로를 만들 계획이라는 사실을 통보 받았고, 어느 날엔가는 군청 직원들을 비롯해 감정사라는 사람들까지 4~5명이 세입자 A씨의 사무실에 감정을 해야만 한다며 무조건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영문을 몰랐다는 A씨는 무슨 일이냐?고, 세입자에게 사전에 통보도 없이 이럴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다가 이미 일은 벌어진 것이라 군청직원에게 언제부터 공사를 하게 되느냐 물으니 3월경부터 공사가 시작 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A씨는 이 한겨울에 갑자기 어디로 이사를 가느냐? 항의를 했더니 해당 공무원은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 갑자기 그렇게 되었으니 양해를 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무실 임대 계약을 하고 등기필증을 받은지 이틀만에 울며겨자 먹기로 이사 준비를 해야만 하는 난감한 입장이 되었으며, 이후 사무실을 찾아 헤매다 지난 3월 10일경에 어렵게 사무실 자리를 얻어서 보증금에 월세 40만원을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이사할 사무실 임대후 약 2개월에 걸쳐 수천만원의 돈까지 들여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는 최근에 새로운 사무실을 갖추었다.

그런데, 당초 3월경에 공사를 해야 된다고 했던 계획은 해당 건물주와 하동군의 보상금을 둘러싼 협상 난항으로 더 이상 지금까지 추진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세입자 A씨는 이삿짐도 기존 사무실에다 절반을, 새로 마련한 사무실에 절반을 보관하고 있는 골치가 아픈 입장에 처해져 있다.

뿐만아니라, A씨는 기존 건물주에게 수개월째 20만원의 월세를, 그리고 서둘러 이사를 한 새로운 건물주에게도 40만원의 월세를 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하동군 행정과 건물주라는 두 고래의 싸움으로 인해 세입자인 새우의 등이 터진 경우가 아닌가.

더구나 주변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해당 건축물은 불법(?)인 것으로 보이며, 하동군은 건물 주인이 회전교차로 공사 이야기가 나오기 불과 한달 전 매입한 금액에 비춰 약 1억여원을 더 책정해 준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공히 등이 터지게 된 세입자 새우의 억울함에는 전혀 관심 조차도 없다는 것이 A씨의 하소연이다.

/장성춘기자. 블로그naver.com/ 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