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숙 논설위원(시인)

알프스 하동프로젝트인 지리산 산악열차 문제로 하동이 여전히 시끄럽다.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악수하며 양해각서를 주고받은 민간사업자가 수익 타당성이 맞지 않아 손을 떼겠다고 하여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산악열차로부터 지리산을 지켜온 분들의 부단한 노고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런데 하동군은 그 업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른 사업자를 물색해서 이 사업을 꼭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게다가 하동군의회는 군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산악열차와 관련된 산지법 개정 건의문을 올렸다고 한다.

하동군도 하동군의회도 하동군민들의 뜻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행정을 펴고 있는 생생한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하동군의회는 하동군의 입장만 듣고 의원 전원의 만장일치 건의문을 채택하기에 앞서 양해각서를 주고받은 민간업체가 그 사업 포기를 선언하기까지의 그 과정을 더 주목했어야 옳았다‘이윤추구가 생명인 기업이 얼마나 많은 자문을 받고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이 사업 포기를 선언했을까?’ 최소한 한 번쯤은 원점에서 이 사업계획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하동군은 오늘까지도 다른 사업자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하겠다는 자세다.

왜 이 아집에 갈사산단. 대송산단의 검은 그림자가 자꾸 어른거리는 것일까? 하동군도 하동군의회도 또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되풀이할까 봐서 걱정이다. 갈사산단과 대송산단이 저 꼴인데도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니까 현 군수나 현 군의원들 눈에는 군민이 진짜 개돼지로 보이는 것일까. 화개장터를 삼킨 물의 힘을 보고도 民意의 무서움을 모르다니!

군수 한 사람이 지리산을 알프스로 명명(命名) 한다고 해서 지리산이 알프스가 되는가? 아직도 하동군이 산악열차만 만들면 지리산을 알프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요 착각이다.

갈사산단. 대송산단의 뼈아픈 전철을 되밟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측근들은 올바른 諮問을 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民心을 제대로 파악하여 군수를 輔弼해야 한다.

하동은 예부터 白沙靑松의 하동이었다. 물길과 꽃길의 이 아름다운 하동이 왜, 언제부터 알프스 하동으로 둔갑했는가?

섬진강은 레만 호수가 아니듯 지리산은 알프스가 아니다. 지리산은 지리산답게 섬진강은 섬진강답게 보존해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 되는 것이다.

미래의 일을 알고 싶거든 지나간 일을 보라고 했다. 지리산 산악열차의 미래를 예측하고 싶거든 갈사산단과 대송산단의 조성과정과 그 결과를 냉철히 분석해 보라. 이는 전임군수의 아집과 그 몇 측근들의 산물임이 분명하다.(당시 필자는 하동정론신문에 “갈사만의 매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짓이다” 라는 사설로 갈사산단 조성을 반대 했었다)

갈사만은 순천만보다 더한 보물이었다.

그런데 당시 군수, 군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등 군정을 위임받은 몇 사람이 들어서 그 보물을 저 애물단지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는 이에 대한 책임은 커녕 임기 중에는 그 개발 논리를 창안한 대가로 초고속 승진을 한 이들이 퇴직 후에도 하동군 부속기관과 관변단체의 요직을 거의 독식하는 전관예우까지 받고 있다.

산악열차는 지리산에 대한 무례요 배은망덕이다. 하동군수는 산악열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갈사산단, 대송산단 재가동시키겠다 한 이 공약부터 이행하시길.

지리산 산악열차까지 하동군에 또 이런 애물단지가 되어선 안 된다. 그리고 하동군의회도 출범 당시 대송산단에 450억 추경편성을 해줬음에도 3년이 지나도록 그 결과가 이 모양인데 또 산악열차에 그런 만장일치는 하면 안 된다. 다수의 군민들은 알프스 하동보다 지리산 품속에 하동을 더 좋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