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국에는 청학동이라는 지명을 가진 마을들이 상당수 있다.

청학동(靑鶴洞)은 예로부터 전해 오던 도인(道人)들이 꿈꾸는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전국의 여러 명산에 청학동의 전설이 남아 있는 것이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부르는 그 청학동은 지리산 자락 바로 하동군 청암면에 소재하고 있는 청학동이다.

예로부터 천석(泉石)이 아름답고 청학이 서식하는 승경(勝景)의 하나로 간주되었으며, 하동의 청학동은 지리산 청학동의 유래가 존재해 오던 그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그때가 언제 쯤인지 단정키가 어렵지만 오늘날 청학동 주민들은 서로간 다소의 갈등을 겪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대간의 갈등일 것이다.

청학동 출신의 훈장 김봉곤씨가 어딘가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아버지가 학교 다니는 것을 반대해 서당 공부를 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던 그 내용이 필자의 머릿속에 어렴풋 하다.

이런 것 부터가 이미 젊은층과 노인층의 갈등일 것이다.

아울러, 한껏 멋을 부린 화려한 옷차림의 세상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드는 청학동에서 댕기머리를 하거나 상투를 틀고 산다는 것, 이 또한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세대적 문화적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개방적인 나라 대한민국에서 과연 고대방식의 서당 공부가 어떤 의미가 있으며, 그것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정서함양 또는 인성교육 그것을 위해 아이를 서당에 보낸다? 이번에 또다시 드러난 문제들을 보면서 극소수로 받아들이면서도 누군가의 변명에 불과하지 않겠다는 것이 필자의 객관적인 생각이다.

남의 집안 사정까지 필자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각종 경로를 통해서 수없이 많이 들어온 결과로는 그것도 최소한으로 그렇다.

이것을 토대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꼬집는다면, 더러는 일반 학교에서 문제 학생으로 낙인이 찍혀서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거나 또 더러는 가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자식을 귀양살이 아닌 귀양을 보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같은 문제 학생의 무리 속에 그야말로 정서함양을 목표로 또는 인성교육을 위해서 보내진 다수의 순진하고 선량한 학생들이 결국 얻게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다수의 학부모들은 현실과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따라서, 그야말로 이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른들이 겉으로 드러난 허울좋은 껍데기만 스치듯 보고는 착하고 아까운 내 아이를 인성교육이라는 이유를 들어 어둠의 나락으로 떠민 꼴이 된 것이다.

문제가 되어 겉으로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필자가 봐 오고 느낀 나름의 견해다.

더불어 청학동의 신선놀음에 도끼자루가 썩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적인 사람들은 몰랐던 것이다.

아무튼, 이들의 악행은 청학동 서당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정규학교인 인근 학교 등으로 보내지면서 그곳에서까지 골칫거리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또 다른 하나의 큰 문제다.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 벌어진 숱한 문제들을 들어서 필자의 머릿속에는 이미 차고도 넘친 것이 오래전이다.

신문 마감 때문에 부지런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하동군의 입장문이 핸드폰으로 전해져 왔다.

그 내용을 보니 ‘최근 하동 청학동 서당의 학생 폭력과 관련해 시설 관리 주체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라며, ‘이번의 문제가 된 2개 서당은 학원법상 각각 “학원” 및 “개인 과외 교습자”에 해당되는 곳으로 관리 주체는 교육청이다. 학원 및 개인 과외 교습자 외 대안학교(대안교육기관법)의 관리 주체도 교육청이며, 청소년 수련원은 청소년 활동 진흥 법상 지자체의 관리 대상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학원 및 개인 과외 교습자를 “집단 거주시설”로 표현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집단 거주시설”이라는 법적 용어는 없으므로 (각 언론사는) 자제하여 달라’는 당부와 함께 ‘하동군은 “학원” 및 “개인 과외 교습자”시설에 대해 법상 관리 주체와 무관하게 교육청과 협력을 통해 코로나 방역, 청소년 상담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을 떠들썩하게 들쑤셔 놓은 작금의 상황에서 이 같은 문자는 좀 그렇다.

굳이 법적인 책임 부분을 찾는다면 하동군이 급하게 내어놓은 입장문이 분명 맞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하동군 관내에서 하동의 군민들의 공간 안에서 벌어진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군은 그것이 도의적인 책임이더라도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무튼, 최근 하동군 관내에서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행한 일들을 봐서는 응당 바로잡아야 될 문제는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 필자의 마음 한구석은 어딘가 개운치가 못한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