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 전 쯤이었을까.
신문사로 한 장의 팩스가 들어와 있었다.
보내온 팩스에는 양보면 관내 여러 집 주소가 또박또박 정성스런 글씨로 적혀져 있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이 없어 ‘무엇 때문이 남의집 주소를 이렇게 보낸것일까?’ 나름 고민을 하다가 ‘다른 곳에 보낸 것이 잘못 왔구나’라는 생각에서 책상위에다 그대로 올려 놓았다.
그리고, 3일쯤 지난 날에 무심코 책상위를 흩어보다 그 팩스 용지의 상단에서 보낸분의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가 그때서야 눈에 띄었다.
또, 주소들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니 구 주소와 신 주소가 나란히 적혀져 있는 것을 알수 있었고, 순간 ‘양보면의 어느 주민분께서 구 주소로 신문이 배달되는 것을 모아서 이렇듯 정성스럽게 신 주소까지 적어서 보내 주셨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구독자 명단을 확인해 보니 사실 그런 것 같았다.
따라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직원이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본 결과 양보면의 어느 집배원이 신문을 배달하면서 구 주소로 적힌것들을 신 주소로 일일이 적어 신문사에다 보냈던 것이다.
사실 옛날 통신 수단으로 주로 편지를 사용하고, 택배도 없었던 시절, 그 많은 우편물들을 자전거에 의지해 비지땀을 흘리며 가가호호 전하던 그때에 비할 수는 없을 터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건 오히려 ‘신문(우편물)이 오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더 자주 들리는 것 같고, 또 엉뚱하게 잘못 배달된 우편물들도 흔하게 본다.
이같은 현실에서 신문을 배달하는 과정에 일일이 확인을 해 구 주소를 신 주소로 바로잡아 보내준 양보면 어느 집배원의 관심과 배려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장성춘기자. 블로그naver.com/ 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