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순에 재첩축제 행사를 계획한 것은 피서객들에게 피서와 함께 축제의 즐거움을 덤으로 주어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채첩판매를 통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하동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7.20 (금) ∽ 7.22(일) 까지 열릴 예정이던 “ 꽃길따라 물길따라 제4회 알프스 하동 섬진강문화 재첩축제” 는 무기연기 되었다가 8. 31(금) ∽ 9. 2(일)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계속된 폭염이 무기연기 사유라고 하지만 하루 전날 갑작스런 연기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찾아 온 관광객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육성축제로 지정되어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으로 하동의 이미지도 덩달아 업그레이드되길 바랐겠지만 갑작스런 축제연기는 하동의 이미지를 다운 시켰다.

공자는 백성을 먹여주고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 했다. 행정은 예측 가능할 때 신뢰를 얻고 군민들은 믿고 따르게 될 것이다.

폭염 속에도 프로 야구는 중계되었고 화면 속 관객들은 홈런 한방에 더위를 실어 날려 보내고 있었다. 야구장보다 여건이 좋은 재첩축제는 섬진강과 송림 숲을 이용해서 시간대별로 프로그램을 지혜롭게 운영하는 방안은 없었을까 ?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봄부터 가을까지 하동만큼 축제가 많은 고장도 드물 것이다.

축제가 많아 세계축제도시로 지정되었다는 하동은 축제 수만큼 관광수입도 늘어나 군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졌을까 ?

방송에 의하면 내년에도 폭염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지역경제에도 그다지 보탬이 되는 것 같지도 않은 재첩축제를 무리하게 연기하면서까지 계속해야하는 당위성은 무엇일까 ?

아이스크림은 더울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폭염을 피해 8월말로 연기한 재첩축제는 피서철이 지난 여름축제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지역마다 개최하는 축제는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특산물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수요보다 생산량이 부족한 재첩은 축제를 통한 특산물 판매와도 거리가 멀다.

축제 평가도 축제를 하기위한 평가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축제평가가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축제 평가를 해오는 방법을 보면 방문한 관광객 숫자를 부풀리고 이를 근거로 식당, 숙박업소 이용객을 산정하여 항상 흑자가 나는 축제로 평가해 왔다.

이러다 보니 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축제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항상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 둥 하고 지역축제는 선출직 공무원과 의원들의 얼굴알리기 행사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직한 축제평가를 위해서는 축제에 소요된 예산과 축제 전,후의 특산물 판매량등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하는 평가가 될 때 군민들로 부터 사랑받는 축제가 될 것이다. 이웃에서 하는 비슷한 축제로 축제 수만 늘려 축제가 많은 축제도시로 불릴 것이 아니라,

축제도시의 위상에 걸 맞는 경쟁력 있는 축제를 발굴하여 선택과 집중으로 하동을 상징하는

축제로 키워갈 때 축제의 생명이 길고 축제도시의 명성을 오랫동안 이어가게 될 것이다.

축제로 인해 년간 700만명 관광객이 찾는다는 하동은 관광객 숫자로 보면 세계 유명관광지

파리를 찾는 관광객 숫자와 비슷하다.

지금 우리는 관광객 숫자가 아니라 관광수입이 늘어나는 축제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축제는 준비하는 사람이나 맞이하는 군민은 즐겁지 않고, 관광객만 신이 나는 축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난로는 스스로 뜨거워져야 주변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축제를 하는 주최 측도 즐겁고, 맞이하는 군민도 즐겁고, 관광객도 즐거운 축제가 될 때 세계축제도시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는 축제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