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장마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그것을 아는 것이 急先務일 것인데 ‘우선 소나기나 피하고 보자’는 것은 아닐까.

45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현재 미지급 공사대금이 64억여원이 있고,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선언에다 뒤이어 유치권 행사가 불가피 해 보인다’라던 관계 공무원의 그 말은 마치 ‘요구하는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다 죽는다’ 그런 억지 내지는 협박으로도 비쳐졌다.

하동군의 갈사만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 현장에 이어 이번에는 대송산업단지 조성사업 현장에서도 결국 우려했던 문제가 불거졌다.

하동군은 군의회 의원간담회에서 ‘대송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당초 2,1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야 무난하게 사업이 마무리될 그런 구조였다’며, 의원들에게 ‘45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초 대송산업단지조성사업에는 1,810억원의 사업비를 필요로 했고, 불과 수개월전 하동군은 물론 시행사인 대송산업개발(주)도 기 책정된 사업비로 공사의 마무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450만원도 아니고 450억원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튼, 지금의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은 450억원의 추가 예산이 들어 가더라도 ‘잠시 몇 개월 시간만 연장하는 것 일뿐, 이후에도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그때 그 뒷감당은 누가 어떻게 할것이냐’ 라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고,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의 시작과 해당 사업의 진행이 마치 밀실에서 이뤄진 것 같다’라 비난을 했었지만, 작금의 대송산업단지조성사업의 상황을 보면 여전히 다를것도 바뀐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말해, 갈사만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에서 군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 놓고는 몇몇이서 사업을 좌지우지 하다가 애먼 군민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적을 하더니만, 작금의 대송산업단지 조성사업 상황을 볼때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라는 비난은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다.

1,810억원의 엄청난 예산을 다 쓰고도 지급하지 못한 공사대금이 있고, 8%가량의 마지막 공정률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다시 450억원의 사업비가 더 필요하다고 추가경정 예산편성을 논하는데도 다수의 군민들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하동군은 군의회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구하기 전에 군민들에게 먼저 대송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처해져 있는 현실을 알려서 어떤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우선 했어야 한다.

또, 군의회도 최소한 군민의 대의기관(代議機關)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미 갈사만에서 뒷통수를 얻어맞은 군민들이 다시금 그보다 더한 충격으로 치명상을 입지 않토록 사실을 알리면서 동시에 어떤 방향으로든 군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려는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그리고, 담당부서 공무원은 당초부터 잘못된 계약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는 갈사만조선산업단지 개발사업과 대송산업단지 조성사업의 계약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저 같으면 절대로 이런 계약이면 하지를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렇다. 이미 군민들이 다 아는 사실로,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한 그 어떤 계약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봐야 할 만큼 엉망진창이다.

거기다 이후 사업의 이행 과정 조차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으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도 하동지구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마치 서자(庶子) 대하는 듯 무관심해 보이고, 경상남도 또한 하동군에다 사무실만 열어 두었을 뿐, 그저 자리만 보존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하동군은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한 모든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해 그동안 군의원들에게 수시로 보고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고를 받았다는 그 의원들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당초 첫 단추를 잘못 끼울 때 일조를 했던 그 의원들은 물론, 이후 추진과정에서 방망이를 두드렸던 의원들, 문제가 터진 다음에 뒤처리도 하지않고 쫓겨난(?) 의원들에 이르기까지 누구 한사람 책임있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의원은 여지껏 단 한명이 없다.

그래서 군행정과 군의회 끼리끼리만 알고들 있지말고, 반드시 군민들에게 알려야 하다는 것이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갑자기 양손에다 뜨거운 감자를 움켜 쥐게 된 제8대 하동군의회 의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

앞서 언급을 하였지만 이는 자칫 양날의 칼을 손에 쥔 꼴이 될수도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45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도 그 책임은 한짐이고, 예산편성을 거부해도 마찬가지로 그 책임이 한짐이라, 제8대 하동군회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