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농사일에 바쁜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던 유세차량도, 길거리를 뒤 덮은 프래카드도, 교차로마다 늘어서서 손을 흔들며 허리를 숙이던 후보자의 애타는 모습도 사라지고 다시 일상속의 평온이 찾아왔다.

당선인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는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이번 선거 결과는 판문점 선언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가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역사의 흐름을 외면한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윤상기 하동군수 당선자는 열심히 일한 것에 비해 2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선거에서 51.9 %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겨우 재선의 문턱을 넘었다.

이것은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민심을 외면한 보수진영의 몰락이 당선자의 성적에 반영된 탓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찾기보다,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이란 기치를 내 걸고 마하속도로 달려온 지난 4년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51.9%에 담긴 군민의 뜻이 무엇인지, 나머지 48.1% 군민의 숨은 뜻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 볼 때 당선자가 바라는 “더 큰 하동 새로운 하동”에 다가 갈 수 있다.

선거에 당선되면 도움 준 사람이 1,000명, 낙선하면 떨어진 이유가 1,000가지라고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정당지지율 50.9 %라는 높은 지지율로 성원해준 군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군수와 도의원 선거에서 당선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4명의 군의원 당선자를 낸 것은 군정 발전을 위한 민주당의 역할에 거는 군민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 준 것이다.

새는 한 쪽 날개로 날 수 없듯이 하동군 의회도 이제 비로소 양쪽 날개를 갖게 되었다. 여당 4명, 야당 5명, 무소속 2명의 황금 분활로 제7기 하동군 의회가 구성된 것은 바른 군정에 대한 군민의 여망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보여 준 결과가 아니겠는가 ?

되돌아보면 행정과 의회가 모두 같은 당에서 싹쓸이 하여 군정은 한쪽 날개로 퍼득거리다 날아오르지 못하고 갈사만에 빠져 지금까지 허우적거리고 있다.

의회는 행정과 함께 군정을 이끄는 두 개의 수레바퀴이며, 의원의 직분은 힘자랑하며 거들먹거리던 일본 순사가 팔에 찬 완장이 아니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포괄사업비에 눈독을 들이고 행사장 앞자리에 앉아 소개 받고 대접받으려 하면서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의원은 염체 없이 더 이상 군민의 선택을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 낮은 자세로 귀를 열고, 행정을 대변하는 의회가 아닌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로 거듭나는 하동군 의회가 되어주길 군민은 바라고 있다.

“ 당신이 여기 있기 위해 탈락시킨 누군가를 생각하라 . 당신은 승리자가 아니라 채무자이다 ” 라고 서울 대학교 입학식 축사에서 김난도 교수가 학생들에게 했던 말처럼 이번에 선거에 당선된 사람들은 군민에 대한 채무자 ”라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순자<荀子>에 보면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즉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가르침처럼 제 7기 하동군 지방자치는 군민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행정과 의회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