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바람이 몰아쳤던 지방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몰고온 평화의 바람이 대형 태풍이 되어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우리 하동에도 그 유례가 없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0000당’은 망해도 싸다고...

그러나 강력한 견제세력이 없는 일방의 독주는 오히려 독재, 불통, 오만을 부추겨 우리나라의 정치를 불행하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윤상기군수님, 먼저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천신만고 끝에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셔서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을 것입니다.

혹자들은 민주당 강풍과 홍준표의 먹통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틀린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전국적으로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다 뒤비졌는데도 군수님께서는 그 모진 강풍을 이겨내셨으니 참 대단하다고 합니다.

역시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군수님 이제 곧 새로운 임기가 시작됩니다.

군수님을 “비판적으로 지지”해온 충심에서 몇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선거에 고전하신 원인을 찬찬히 살펴주었으면 합니다.

고전의 원인이 꼭 자유한국당의 몰락과 민주당의 평화바람 탓만은 아닐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됩니다.

지난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우리 하동의 모습이 한차원 달라졌음이 사실입니다.

갈사단지 개발로 인해 초래된 900억원의 빚도 일거에 갚아내었습니다.

군민들도 군수님께서 일 잘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군민들은 군수님의 일하시는 형태 그 방식에 만족하지 아니 하였습니다.

이제 군민들의 이야기도 진지하게 좀 들으시고, 측근들의 건의도 경청해주시고, 특히 공무원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나무람 대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마시기를 간곡히 건의드립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옛날 소현령(蕭縣令)이 선인(仙人) 부구옹(浮丘翁)에게 고을 다스리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부구옹이 말했습니다. "내게 여섯 자로 된 비결이 있네. 사흘간 재계(齋戒)하고 오면 알려 주지."

사흘 뒤에 찾아가니 세 글자를 알려주었습니다.

모두 '염(廉)'자였습니다. "청렴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하나는 재물에 청렴해야 하고, 하나는 여색(女色)에 청렴해야 하네, 나머지 하나는 직위에 청렴해야 하는데 이는 직위를 남용하여 월권하거나 갑질을 해서는 안되다는 것이네”

"나머지 세 글자는 무엇입니까?" "다시 사흘간 재계하고 오게나."사흘 뒤에 다시 갔습니다.

"정말 듣고 싶은가? 나머지 세 글자도 염, 염, 염일세."

"정말 청렴이 그다지도 중요합니까?"

청렴해야 밝아지네. 사물이 실정을 숨길 수 없게 되지.

청렴해야 위엄이 생기는 법. 백성들이 명을 따르게 된다네.

청렴해야 강직할 수 있네. 지방의 토호나 상관이 함부로 하지 못하게 되지.

요즘말로는 너무 표를 의식하여 포풀리즘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이라네.

이래도 부족한가?"

현령이 벌떡 일어나 두 번 절하고 허리띠에 염 자를 여섯 개 써서 즉시 길을 떠났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중이던 1814년, 친구 이재의가 영암군수인 아들을 위해 목민관의 자세에 관한 글을 적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산은 일곱 개 항목에 걸쳐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주는 글(爲靈巖郡守李鍾英贈言)'을 지어주었습다.

바로 이 고사성어가 '육자염결(六字廉訣)'입니다.마지막은 재정 운용입니다.

"없는 것을 퍼주겠다는 허세보다(백성에게) 빼앗지 않는 것이 낫다. 반드시 수입을 헤아려 지출하라."존경하는 윤상기 군수님

4년은 금방 지나갑니다. 혼자 모든 걸 이루어 내겠다는 욕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4년후에 퇴임하실지? 아니면 3선에 도전하실지?는 알수없습니다만 다산의 가르침처럼 세상의 인심에 현혹되어 하셔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합니다.

사심을 버리고 하동을 위하는 일이라면 꼭하셔야 합니다.

프랑스대통령 마크롱이 지지율에 구애받지 않고 70년 철도시스템을 고쳐내듯이 말입니다.

윤상기군수님

하동군정의 萬機(만기)를 親覽(친람)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모두를 장악하고 계시니 제가 말씀드린 이야기가 굳이 필요없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화개골에 칩거해있는 일개 퇴직 공무원이 감히 건의를 드리면서 가슴에 찡하게 와닿는 장사익의 노래 한편을 보냅니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제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마을을 지나고/산길을 지나고/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아이구머니나/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꽃구경 봄구경/눈감아버리더니/한웅큼씩 한웅큼씩 솔잎을 따서/가는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어머니 지금 뭐하신대요/솔잎을 뿌려서 뭐하신대요/아들아 아들아 내아들아/너 혼자 내려갈일 걱정이구나/길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