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이를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여부 와 이미 처분한 부동산을 되찾을 수 있는지 여부.

문 : 저희 종중은 선조의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위토로서 임야 1필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1914년 토지 사정 당시 증조부 명의로 되어 있던 것을 1980년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종중에서 선임한 대표자 명의로 이전등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근의 토지개발로 인하여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자 등기명의인이 위 임야를 임의로 매도해버렸습니다. 이 경우 어떤 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요? 또 위 임야를 되찾을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칭함)의 시행일인 1995년 7월 1일 이후에는 모든 부동산에 관한 물권은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할 수 없고, 반드시 실권리자의 명의로만 등기하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즉, 부동산실명법 제4조에 의하면 명의신탁을 하는 경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간 명의신탁을 하기로 하는 약정은 무효가 되고, 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도 무효가 됩니다.

그러나 같은 법 제8조 제1호는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종중(민법상 비법인사단을 칭함) 외의 자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에는 위 법 제4조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사안에서 임야의 등기명의인은 종중의 재산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 자이므로, 위 등기명의인이 위 임야를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도 “부동산을 소유자로부터 명의수탁 받은 자가 이를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99도5227, 2008도12009)

한편, 명의신탁관계에 기한 등기명의인은 대외적으로는 정당한 소유자로 인정되므로, 등기명의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제3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따라서, 귀하의 경우 종중명의로 위 임야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다만 임야를 불법으로 매도한 등기명의인에 대하여 종중은 민사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김고중 법무사

하동군 하동읍 출생, 하동초등학교(69회), 하동중앙중학교(21회), 진주고등학교(57회), 한국해양대학교(87학번, 항해학과) 졸업

법원직공무원 23년간 근무(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법원사무관 퇴직). 現, 진교면 소재 ‘법무사법인 현대 하동지점’ 대표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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