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편제 판소리 흔적을 찾아서

판소리는 17세기 후반 서민층을 기반으로 하는 민속 예술로 출발 하였다.

19세기 초반에 이르러 일제의 침략에 소리로 항거하던 판소리는 양반과 서민이 함께 즐기는 민속 예술로 발전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선유(李善有)가 활동하던 시기는 판소리의 향유층이 양반사대부에서 일반 대중으로 옮겨가는 시기였다.

그는 대중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소리에 대한 식견이 높았던 귀명창들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송흥록과 김세종의 두 계열을 이어받은 이선유(李善有1873-1949)는 송만갑과 유성준이 같은 시기에 태어난다.

이선유는 1873년 4월 28일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에서 태어난다.

부친 이씨와 모친 서씨 사이에서 2남 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다. 남동생 이선직은 화가였고, 이선직의 막내아들 이재호 또한 대중가요 작곡가로 유명 하였다.

여동생 이금순의 딸 이윤례는 9세때 진주 권번에 입학하여 진주 검무 인간문화재로 활동 하였다. 모두가 예술가 집안이다.

이선유는 15세 때 하동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례 송우룡 선생을 찾아가 3년간 소리를 배워 득공하였다.

경상남도 서남쪽인 하동. 진주. 거창. 산청. 마산. 통영은 동편제 ‘권’이였다.

특히, 그가 살았던 하동과 진주는 섬진강을 통해 전라남도 구례. 남원. 광양. 순천과 연결이 용이했으며 소리의 생활권이라 할 수 있다.

31세 때 순창에 있는 김세종에게 지침을 받아 소리의 깊이와 방향을 알게 되었고 36세(1908) 때 송만갑 협률사에 합류해 전국 판소리 순회 공연을 하였고, 한일합방으로 송만갑 협률사가 해산하자 하동 집으로 돌아와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판소리 후학도를 양성 하였다.

1920년 초반 부인 장태순과 함께 하동에서 진주로 나가(대안동) 활동 하다가 58세 때 악양을 소재로 한 소상팔경(상). 소상팔경(하). 춘향가 중 광한루경. 심청가 중 곽씨부인 품파리. 흥보가 중 비단타령 등등 12곡을 녹음하였고, 64세 때 진주 권번 사범시절 김수악. 오비취. 신숙. 박봉술 등 유명한 명창들을 배출 하였다.

오늘날 그의 ‘소리 제’ 를 이어가는 제자가 없어 아쉬움이 있지만 이선유 명창은 최초 오가전집이라는 판소리 다섯마당 창본을 남겼고, 송만갑 다음으로 많은 양의 음반을 남기고 77세에 1949년 4월 진주 장대동 49-22번지 자택에서 많은 제자를 배출시키고 세상을 떠났다.

하동군 악양은 근대 5대 명창 중 유성준. 이선유 명창을 탄생시킨 곳이다. 동편제 기념관이 건립되고, 동편제 우편에 유성준 명창의 판소리 혼이 묻혀 있는 묘소가 있다. 이곳 동편제 기념관에서 판소리의 혼을 되살리고 국악의 범맥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