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의 성 경전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카미수트라에 나오는 수많은 남녀 교합체위가 돌로 조각되어 있으니 눈이 휘둥그레질 지경이다. 힌두교란 원래 종교와 성을 하나로 결합시킨 종교인만큼 남녀가 교합하면 즐거움이 있고 또 해탈에 경지에도 이른다는 합환(合歡)사상이 그 근간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성기 승배도 나온 것이다. 힌두교에는 세 사람의 주된 최고신이 있다. 천지 창조의 브라만 신, 우주를 생성하고 파괴시킨다는시바 신- 이 중에서 시바 신이 곧 성을 담당하고 있는 주관 신인 셈이다. 그래서 ‘ 시바링가’란 조각이 있는 것이다. 시바 신을 상징하는 남근 형태의 링가(linga)와 여근을 뜻하는 요니((yoni)rk 위 아래로 음양이 맞추어져 있는 형태인데 힌두교 사원에서는 이것을 모시고 있는 곳이 많으며, 그 중에서도 시바 신을 모시는 곳에서 대부분 이것을 모셔놓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각론식 조각이 이른바 미투나 상인 것이다. 미투나는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성적 결합을 표현한 인도의 조각이나 회화를 말하는데, 미투나 상은 곧 남녀의 교합상을 지칭한다. 힌두교 사원 중에서 이런 미투나 상으로 유명한 사원이 제법 많은데 이 중에서 살아생전 간디가 카주라호 사원의 미투라 상을 보고하도 야하고 부끄럽기도 해 그것을 부숴버리자고도 했는데 이 말을 들은 시인 타고르가 깜짝 놀라 좋건 궂건 종교 문화의 한 양식이요 유산이라 해서 간신이 말렸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아무튼 그리고 보면 힌두인 들이야말로 성을 일부러꽁꽁 감춘 것이 아니라 ‘만천하 사람들아’ 보아라,‘ 하고 펴놓은 사람들이요. 성을 찬미하고 숭배한 사람들이다. 지난 세기의 정신 분석 학자 프로이트가 뭐니 해도 곧 성이 생명력이 원초요 근원이라 소리 높이 외치기도 했는데 그는 어쩌면 힌두교나 힌두교 사원의 미투라 상에서 혹시라도 그 어떤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얻었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인도인의 대다수가 힌두교고인데 그 인구가 땅의 크기로 보아서는 세계 7위인데도 12억을 넘어 1위인 중국 다음이다. 중국이야 워낙 땅덩이가 커서 그렇다 치고 인도가 이렇게 다산의 나라인 것은 바로 전통적인 힌두교의 성 숭배사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