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논설위원

아테네의 거리에서 대낮에 등불 들고 “누구 사람 없소?” 하고 찾아 헤매던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문득 생각난다.

현자는 대낮에 등불을 켜고 길거리에서 사람을 찾았고

도끼자루를 찾아 골목을 헤매고 다니던 원효대사는 후세에 남기는 인물을 낳았다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은 희망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들녘에서 죽은 듯이 잠들었던 이름 모를 풀들도 푸른 새싹을 밀어 올리는 봄이다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처럼 자천 타천 6월 지방선거를 향해 고개를 내미는 이들도 봄꽃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들이면 좋겠다.

지난 선거 때 “ 누가 되든 다 똑 같다. 잘 할 것 같아서 찍어줘 봐도 그 곳에 들어가니 다 똑 같아 지더라. 그러니 이왕이면 돈 많이 주는 사람 찍어 줄란다 ”하던 이야기가 귓가를 맴돈다. 선거에 대한 불신과 짙은 패배감이 배어있는 소리다.

삶이 고달픈 사람들은 자신과 직접 관련된 일이 아니면 쉽게 잊어버린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을 자기들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일상화 된 특권을 지속적으로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신의 역량은 생각하지 못하고 명예나 출세욕에 눈이 어두워 나서다 보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부자연스럽고 추한 꼴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무엇보다 자리가 주는 무거움을 느껴야 한다.

자리가 주는 그 무게를 감내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재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지방자치를 되돌아보면 명품에만 눈이 어두워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어영부영 자리만 지키다가 때가되면 또다시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해 달라고 떼를 쓰는 염체 없는 이들도 더러 있다.

그들의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군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

어떻게 해 줄 것인지 ? 스스로 질문도 없이 달려든 것 같다.

이제 군민들의 차례다

후보자들의 말보다 지나온 행적을 먼저보고 지혜의 눈으로 나를 대신 해 일해 줄 믿음직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선거운동 방법도 홍보수단의 발전에 따라 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자가 유권자를 찾아다니며 자신을 알리는 것보다 공개된 장소에서의 공약발표나 토론으로 후보자를 비교하여 선택하도록 한다면 선거도 깨끗해지고 비용도 적게 들 것이다.

유권자는 진열장에 진열된 상품을 고르듯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벽보와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고 선거방송차량이 골목을 누비며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운동원들이 길거리에 한줄로 서서 흰 장갑을 끼고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을 보면 시골장날 파장에 흔들어 파는 싸구려 상품을 보는 것 같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는 누구를 기다리는가?

좋은 옷이란 비싼 옷이나 명품 브랜드가 아니다

몸에 맞는 옷이 좋은 옷이고 깨끗한 옷이 좋은 옷이다.

선거는 후보자의 강요로 내 표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내가 선택한 후보에게 기꺼이 나를 내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