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억원씩, 지난 2000년 이후 18년동안 180억원이 발행된 것이다. 이는 하동군에서 발행하고 있는 하동사랑 상품권을 일컫는 것으로 관련 행정에 확인 결과로 일단 수치상으로는 그렇다.

하동사랑 상품권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로 침체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그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지역 자금의 외부 유출을 억제하는 한편, 내고장 상품의 구매및 이용을 통한 애향심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다’는 취지에서 추진이 되었다.

이같은 목적에서 발행이 된 하동사랑 상품권은 초창기에는 가맹점들이 수수료(1%)를 이유로 통용을 기피하는 바람에 그 활용도가 매우 낮아서 당초 운영의 취지에 비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밖에도 ‘해당 가맹점에서의 현금 영수증 발급 거부,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반드시 농협으로 직접 찾아 가야하는 번거로움, 가맹업체에서 상품권 액면가의 80%이상 구입 요구, 신규 가맹업체가 없는 반면에 폐업하는 가맹업소가 많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이 되었다.

또한, 당시에는 상품권 총 발행액의 80~85%만이 통용이 된데다 무엇보다도, 주이용 고객이 강제적으로 직급별 의무 구입액을 정한 군청 산하의 공무원들이 약 80%를 차지했고, 나머지 20%만이 타 기관단체를 비롯해 일반 군민들의 손에서 사용이 되었다.

군청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내 노동의 댓가를 이래저래 번거로울 수 밖에 없는 하동사랑 상품권을 억지로 떠 맡기다시피 하니 좋아할 이 만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렵기만 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고심 끝에 마련한 하동군의 窮餘之策이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나름 ‘지역의 서민경제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라는 大義名分을 따라야 했을 것이다.

그러고도 상품권 판매 상황이 여의치가 못하자 군 관내 8곳 재래시장의 상인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하동사랑 상품권을 애용해 달라’는 홍보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1,300여곳의 업소에는 당시 군수가 직접 동참을 호소하는 서한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어찌보면 하동군이 ‘돈’으로 ‘돈’을 만들어서 그 ‘돈’을 쓰도록 하기 위해 또 ‘돈’을 쓴 모양새였다.

관련 행정에서 지난 18년동안 1% 수수료의 폐지 등 수없이 문제를 확인하고 보완해 왔었던 결과로 현재 하동사랑 상품권이 지역사회에서 나름의 자리매김을 해 가고는 있으며, 더불어 그것이 마지못해 억지로 얻어진 결과라 할지라도 하동군의 재래시장 활성화나 지역경제에 보탬이라는 목적에 상당부분 이바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도 하동사랑 상품권은 여전히 받는 입장에서나 쓰는 입장에서나 공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를 못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일부 점포의 상인들은 물론 무엇보다도 재래시장 난전 상인들의 경우는 상당부분 하동사랑 상품권 받기를 꺼려하고 있으며,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해당 상품권을 받아주는 금융권이 지정된 농협은행 뿐이고 그마져도 난전 상인들의 경우 등록된 법인이 아니거나 어떤 가맹점주가 아니기 때문에 통장에 예금을 하는 것 조차도 용이 하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난전 상인들의 경우 한 마리, 야채 한 줌이라도 팔기 위해 결코 달갑지 않은 하동사랑생선 상품권을 받아 다른 점포주의 양해를 얻어서 현금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동군 관련 행정의 입장을 들어 봤을 때, 앞서 언급한 일부 점포 상인들이 하동사랑 상품권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것에는 분명 해당 점포 또는 상인에 어떤 피치못할(?)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두가지로 지정 금융기관을 농협은행 외에도 모든 곳으로까지 확대를 했으면 하는것과 고등어 한 마리 미나리 묶음을 파는 난전 상인들 까지도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어떤 거리낌도 없이 “현금과 똑같이” 하동사랑 상품권을 받을수 있도록 어떤 묘안을 찾는 것이다.

‘하동사랑 상품권 1만원권 20장 16만원에 팜’‧‘하동사랑 상품권 30만원 27만원에 사실분’‧‘하동사랑 상품권 1만원권 5매 판매 희망가격 3만2천원’ 등 인터넷 중고 물품판매 사이트에 올랐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무튼, 행정과 상인들의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하동사랑 상품권이 지난 18년동안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작금의 마지막 문제를 풀기 전에는 ‘지역의 수익이 역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당초의 목적에서는 여전히 2%가 빠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