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閒中戱呈松岡茶泉兩兄(한중희정송강다천량형)

김진동(秋堂 金進東)

- 한가한 속에 송강, 다천 두 분 형님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드리다 -

岡頭特立一株松(강두특립일주송) 산마루에 우뚝 선 한 그루 소나무,

萬㥘經來尙舊容(만겁경래상구용) 오랜 세월 지나도 여전히 옛 모습일세.

桃李肯從春色競(도리긍종춘색경) 복사꽃 오얏꽃은 봄빛 따라 다투고,

嚴冬倘作臥如龍(엄동당작와여룡) 추운 겨울에는 누워있는 용처럼 지내네.

泉上之茶茶下泉(천상지다다하천) 샘물 보다 차가 낫고, 차 다음에 샘물이니,

淸香端合主人賢(청향단합주인현) 맑은 향기는 어진 주인과 어울리네.

願將一椀分餘味(원장일완분여미) 원하노니 남은 맛을 한 잔의 차로 나누니,

覺得幽人白日眠(각득유인백일면) 은자가 한낮에 졸고 있음을 알겠노라.

特立(특립) : 여럿 가운데서 특별히 뛰어남. 홀로 우뚝 서다.

㥘[겁낼 겁] 겁(怯)의 속자(俗字).

萬㥘(만겁) : 지극히 오랜 시간. 만겁(萬怯).

肯從(긍종) : 기꺼이 따름.

春色(춘색) : 봄의 아름다운 빛. 봄빛. 봄 경치.

端合(단합) : ~하기에 알맞다. ~에 적합하다. ~에 어울리다.

餘味(여미) : 음식을 먹은 뒤에 입안에 남아 있는 맛. 뒷맛.

幽人(유인) : 속세(俗世)를 피해 조용히 사는 이. 은자(隱者). 이 詩에서는 송강(松岡)과 다천(茶泉)을 말함.

※ 차시(茶詩)로는 “다정모연(茶亭暮烟)”,“노승(老僧)”,“우중무료희정다암로형이공일찬(雨中無聊戱呈茶菴老兄以供一粲)”등이 있으며, 하동과 관련된 시(詩)에는 “공옥대(拱玉臺)”,“하한정(夏寒亭)”,“우숙두방재동화(又宿斗芳齋同話)”등 36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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