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럴수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일지는 모르지만 어쩔수가 없어 보인다.

얼마전 경상남도 지명위원회가 하동~남해간 신교량의 명칭과 관련해 서로가 합의 할 것을 권고하고,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노량대교’라는 명칭을 직권으로 국가지명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이 언론에 보도가 되자마자 남해군에서는 군행정을 비롯해 군의회, 지역언론이 발끈하며 앞장서서 일어났고, 곧 군민들이 합세를 했다.

남해군은 군수와 군의회 등으로 ‘제2남해대교 명칭 관철을 위한 남해군 민관합동 공동대책 위원회’까지 만들어 곧장 경남도청 앞으로 달려 갔으며, ‘제2남해대교 명칭이 유일한 답, 남해군의 자존심 제2남해대교, 충무공대교 결사반대 등의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었다.

그래서 였을까, 아니 분명히 그것의 효과였을 것이다.

경상남도는 다시금 교량의 명칭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고 어떤 기세에 완전히 눌린 모양새로 돌아섰다.

하지만, 하동군은 ‘될대로 되라는 것’인지 다소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군민의 혈세로 국내외를 바쁘게 드나들던 하동군의회 의원들은 남해군 측의 분명하고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자마자 이내 또다시 제주도로 가벼운 발걸음들을 했다.

뿐만아니라, 이런저런 단체들을 중심으로한 많은 하동사람들은 거의 매일같이 하동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군 보건소 앞에서, 농협하나로마트 앞에서, 송림공원 주차장 안에서 전국 팔도로 단풍 여행길 오르기에 분주했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를 그다지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 보았고, 더러는 내년 선거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서 제보를 해 오는 이도 적지가 않았다.

다시말해 비슷한 시간에 남해 군민들의 버스는 제2남해대교라는 신교량의 명칭을 얻는 것이 남해군의 자존심이라며 군민궐기대회를 위해 경남도청 앞으로 달렸고, 부지런 하게도 새벽부터 하동군에서 출발한 버스들을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풍류를 찾아서 전국의 명승지를 향해 달렸다.

어디 그 뿐이던가, 언젠가 한 시민단체가 지적했던바 있지만 이 나라에서도 언론사 기자가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는 하동군의 언론인들도 어쩐지 대부분이 ‘노량대교’에 침묵으로 일관 했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해군 쪽의 언론들은 마치 사전에 담합이라도 했던 것처럼 일제히 한목소리로 ‘제2남해대교’로 메인기사를 장식했다.

그 와중에 하동군 또는 군민들로서 오히려 따져 물어야 될 부분들이 일부 필자의 눈에 띄었다.

우선 ‘제2남해대교’라는 명칭을 주장하는 남해군과 ‘노량대교’ 또는 ‘충무공 대교’를 주장하는 하동군 양측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가만히 들여다만 봐도 누구나 금세 알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남해군에서는 앞선 경상남도 지명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편파적이라는 이유를 들어서 무효를 촉구했고, 더구나 남해군의 도의원은 터무니 없게도 하동군 출신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경남도청의 토지정보과장과 윤상기 하동군수에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뿐만아니라, 남해군의 한 지역언론에서는 메인기사의 그것도 첫머리에서 ‘하동군이 남해군의 제2남해대교 명칭을 허구라며 이웃 자치단체를 폄하하는 발언을 일삼은 가운데....’라는 표현으로 오히려 하동군을 폄하 하고, 여론을 호도하기까지 했다.

작금의 상황이 이러한데, 하동의 군민 여러분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