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 하면서도 대표적인 경제 용어로 오래된 구형 제품을 새로운 신형으로 바꿔주는 그런 작업을 말하는 업그레이드(upgrade), 이미 우리 일상에서 보편화가 된 신조어다.

‘그 기능을 향상시켜서 최신의 새로운 성능을 갖추게 한다’는 뜻이라 인간적 의미에서는 ‘이제까지의 마음을 털고 더욱 새로운 마음을 갖는다’라는 뜻의 심기일전(心機一轉)이 걸맞을 것 같다.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은 하동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를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제는 한번쯤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하동군은 18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하동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장을 찾은 내방객이 121만명으로 크게 성황을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하동군이 밝힌 이같은 수치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은 ‘믿기지가 않는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더러는 직간접적으로 비아냥 거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전국 각 지자체의 어느 축제가 되었건 올해 그 방문객 수에 있어서 만큼은 역대 최고의 해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우선 역대 그 유래를 찾아 보기가 쉽지않을 만큼 길었던 연휴라는 공통적 특수의 영향에다 하동북천 꽃축제의 경우 그 어느해 보다도 개화기를 잘 맞추었고, 올여름 장마철에 거의 비가 오지 않다시피 해 가을 꽃들의 입장에서 만큼은 최고의 해였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아무튼 어떤 이유에서건 올해 하동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성황을 이루었다고 자평을 할만하다.

하지만, 필자가 북천의 꽃축제 행사기간 동안 현장을 세차례 찾아 본 결과로 연접해 있는 축사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은 차치를 하더라도 상당한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은 주차장 운영 미숙으로 11년을 해 오는동안 도대체 뭘 배운 것인지, 입구에서 교통 통제를 하는 사람이 전혀 내부의 상황은 알지도 못하고 이미 만차가 되었음에도 무조건 차량을 밀어서 운전자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또 곳곳에 빈 주차공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확인하고 들어서는 차량의 출입을 무조건 막다가 심심찮게 실랑이가 벌어지곤 했다.

또한, 기존에 입장료를 받았던 박 터널 외에 올해부터 꽃밭 입구를 막고는 그곳에서도 입장료를 받다보니 현장의 상황은 주변은 상당히 복잡했으나 정작 꽃밭 안에는 매우 한산해 전혀 운영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고 어떤 부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듯 했다.

더구나, 입구에서 검표를 하는 추진위원회 관계자인 듯 보이는 근무자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올해는 왜 꽃밭에 입장료를 받습니까?’라는 질문에 ‘예전부터 꽃밭 출입에도 입장료를 다 받았습니다’라며 계속 우기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을 구태여 속였을 뿐만아니라 특히, (그것도 유료)손님을 맞이하는 태도가 한쪽발을 꼬고 의자에 앉아서 도무지 일어나지를 않았고 그 불공손한 태도는 오히려 축제를 망치려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하동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와 비슷한 시기. 지난 연휴의 마지막 즈음에 필자는 국내 어느 지자체의 꽃 축제장을 찾았다.

그곳도 3~4곳에 이르는 대형 주차장들은 초만원이었고, 해당 행사장으로 향하는 진입도로 또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주차장은 운영면에서 아주 깔끔하고 원활해 내부에서 입구로 상황을 전달해 주는 사람과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사람간에 긴밀한 협조가 매우 돋보였다.

물론, 주행사장을 중심으로 매표소 3곳을 운영하며 각 2~3명씩의 근무자들이 있었지만 그 뙤악볕 아래에서도 모자 하나씩 눌러 썼을뿐 모두가 선 자세로 정중하게 매표와 검표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리고, 마치 차려둔 밥상 머리에서 밥값을 요구하 듯. 꽃밭의 바로 앞을 철망으로 막아 입장료를 받거나 검표를 함으로 인해 정작 꽃축제장을 찾은 손님들이 꽃밭에는 들어가지를 않고 주변만 맴도는 기이한 현상을 연출해 대부분을 꽁짜(?) 손님으로 만들었던 하동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장과는 달리 그곳은 주행사장에서 약 200여미터 전방에 매표소를 설치하고 입장료를 받음으로써 주차장에 주차를 한 손님들은 대부분이 유료 손님이 되고, 그 손님들은 제값을 치른 다음이라 그 값어치 만큼을 즐기기 위한 노력을 기우려 오히려 축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