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4시부터 예초기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마을 남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하남마을 조승현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 1.3km구간에 코스모스길 조성

9월 30일에는 군내외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횡천강 야단법석 축제’

  첫사랑을 만나듯 설레는 마음에서 얼마나 서둘렀을까. 하동군 횡천면(면장 이현승) 하남마을 앞 하남뚝방에는 일찍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들이 여덟 개의 꽃잎을 청명한 하늘을 향해 한껏 펼치고 있다.

하동읍에서 적량면을 지나 횡천면으로 향하는 지방도 1003호선 도로변을 따라 위치하고 있는 하남마을은 현재 조승현 이장(53세)을 중심으로 26가구에 36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촌락(村落)이다.

정안봉과 매봉을 마주하고 있는 마을 앞 작은 들판 몇두락의 농지에는 이제 추수를 앞둔 벼이삭이 누렇게 물들어 가고, 마을뒤 수리봉 자락에는 주민들의 주소득원인 밤나무에 알밤들이 윤기가 흐르는 속살을 부끄러운 듯 은근히 내보이고 있다.

하남마을 주민들은 지난 5월에 일찌감치 횡천강을 따라 마을앞 들판을 에워싸고 있는 1.3km의 하남뚝방길에 양갈래로 가을꽃의 대명사 코스모스를 심었다.

‘북천 코스모스의 개화기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심었다’는 조승현 이장의 말에는 은연중 하동사람이라는 정겨움이 묻어 있었다.

▲ 때마침 하남마을 뒤 철로위를 달리다 터널속으로 향하는 경전선 관광열차

횡천면 하남마을 바로 뒤에는 복선화 공사를 마치고 얼마전에 개통을 한 경전선의 터널이 뚫렸고, 해당 터널공사를 두고서 일부 주민들간에는 약간의 갈등이 빚어 졌었다.

따라서, 지난 5월 하남뚝방에다 코스모스 씨를 파종하고 혹여라도 하는 마음을 졸이며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것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 왔고, 지난 7일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길을 정비하기 위해 나선 마을주민들은 이미 하나가 되어져 있었다.

그래서 일까, 조승현 이장은 ‘하남뚝방 코스모스 꽃길은 우선 마을 주민들의 갈등을 풀고 화합을 위해 추진이 되었으며, 이제는 완벽하게 당초의 그 목적이 달성되어 마음이 뿌듯하고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독거노인들이 많고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이지만 이날 하남뚝방 코스모스길 정비작업은 채 어둠도 가시기 전인 새벽 4시부터 시작이 되었다.

더구나 마을의 남자들 끼리 예초기로 풀베기 작업을 하기로 하고 나섰는데 고령의 할머니들도 저마다 낫을 챙겨서 들고는 ‘우리도 도와야 빨리 끝을 내고 바쁜 농번기철인데 모두 집안 일을 할 수가 있다’며 구태여 따라 나섰다.

이처럼 하남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의 현장에는 이현승 횡천면장을 비롯해 면사무소 직원들도 함께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로, 등에 예초기를 짊어진 남자들의 부지런한 손놀림에 의해 1.3km 길이의 방대한 제방에 무성했던 잡초들을 여지없이 베어졌고, 그것들은 곧 낫을 든 할머니들의 손으로 치워져 하남뚝방의 코스모스길은 깔끔한 모습을 드러내 보는 이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조승현 이장은 “주민들이 사랑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을 널리 알리고 스스로 자축한다는 의미에서 오는 30일 마을주민과 향우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로 ‘횡천강 야단법석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때맞춰 경전선 철로위의 코레일 관광열차는 하동군 횡천면 하남마을 앞 하남뚝방길에 주민들이 사랑으로 피운 가을꽃 코스모스 향기를 가득 싣고서 내달렸다.

 

▲ 고령의 할머니들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정자나무 아래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횡천면 남산리 하남마을은?

남산리의 중심마을로 적량면 명천리와 북쪽에 연접해 있으며 남쪽으로 하남마을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위쪽에 있기 때문에 상남산(上南山)으로 부른다.

적량에서 흐르는 남산천을 사이에 두고 본땀과 월매재땀의 두 취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농토는 비옥하고 사질양토로 배수가 잘 되어 겨울철 비닐하우스에서 고등소채를 많이 생산한다.

/장성춘기자.블로그naver.com/ hdnews9001

$$$ 당일 취재 과정에서의 기록 실수로 <하남마을>을 <상남마을>로 그리고 <조승현 이장>을 <조승철 이장>으로 지면에 오기가 된채로 신문발행이 되어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