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수 논설위원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개교가 금년 3월에서 9월로 연기 후 또다시 내년 3월로 연기되었다.
하동군은 개교가 연기된 원인에 대해 9월 개교는 3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한국 학기 시스템과 달라 우리나라 학기시작과 맞추고 내년부터 조선해양플랜트 경기 회복이 전망되고 있어 내년 3월 애버딘대 한국캠퍼스가 개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또한 미덥지 못하고 오히려 연기 소식이 개교 소식보다 더 반갑게 들리고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잘 못되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영국 에버딘대 한국캠퍼스는 개교와 함께 박사과정에 교육부 승인인원 78명으로 출발한 뒤 1년 과정의 석사 100명, 3년 과정의 박사 60명, 1년 과정의 MBA 25명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2018년 3월 상부설비공학, 2019년 심해저공학을 개설하여 해양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목표로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 이 될 것이라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 했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첫발부터 시작된 헛발질이 정말 잘한 헛발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에버딘대 한국캠퍼스가 해양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과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목적이라면 하동군에서 앞장설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방정부나 기업체에서는 양성된 인력을 채용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
하동군은 지난 2016년 8월 교육부의 최종승인으로 에버딘대 개교를 위해 사업비 79억원을 들여(도비 30억, 군비 49억) 지난 2016년 12월 20일 기숙사 및 게스트하우스를 건립했을 뿐 아니라 개교 후 분기별 일정규모의 초기 운영비 지원과 함께 교직원과 학생에 대한 숙소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갈사만 개발은 아직도 안개 속에 미로를 헤메고 있는데 에버딘대 한국캠퍼스를 졸업한 해양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들은 하동에서 할 일을 찾지 못해 졸업 후 뿔뿔이 흩어져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면 군민의 혈세를 들여 하동에 대학을 유치해 놓고 군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금번 에버딘대 한국캠퍼스 개교 연기를 계기로 에버딘대가 하동의 지역발전에 미치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은 무엇이지,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중앙정부 재원에 의존하는 가난한 지방정부에서 육성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두 차례의 개교 연기가 부담스러워 내년 3월 개교를 서두른다면, 스님 횟값 물어주듯 지역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대학운영비만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 하게 될지도 모른다.
에버딘대 한국캠퍼스 개교에 앞서 고교 졸업생 수 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더 많은 현실과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들의 실태를 참고하여 개교 후 예상되는 학생모집과 운영비지원에 따른 영국 본교와의 협상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분석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시점에서 대학 유치계획을 수립할 당시의 갈사만 여건과 현재의 여건을 비교해 보고, 에버딘대 한국캠퍼스가 하동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성공사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실패사례가 될 것인지 대학의 비전과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공론화 시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