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煎茶竈(전다조)
곽종석(俛宇 郭鍾錫)
- 차 달이는 부뚜막 -
石竈羞葷飪(석조수훈임) 돌 부뚜막에서 훈채를 끓여 드리니,
茶烟起夕陽(다연기석양) 석양에 차 달이는 연기 피어나네.
蓬山何處是(봉산하처시) 蓬萊山은 그 어느 곳에 있는가?
歸去採瓊香(귀거채경향) 향기로운 옥을 캐어서 돌아가네.

石竈(석조) : 차를 달이던 도구로서 돌로 만든 아궁이라는 뜻으로 차부뚜막을 말함.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강릉대도호부(江陵大都護府)》에 한송정(寒松亭)은 부 동쪽 15리에 있다. 동쪽으로 큰 바다에 임했고 소나무가 울창하다. 정자 곁에 차샘[茶泉]ㆍ돌아궁이[石竈]ㆍ돌절구[石臼]가 있는데, 곧 술랑선인(述郞仙人)들이 놀던 곳이다라고 하였다.
葷[훈채 훈] 훈채(葷菜: 생강과 같이 매운 채소 또는 파와 같이 냄새나는 채소)로 이 시에서는 차(茶)를 말함.
蓬山(봉산) : 봉래산(蓬萊山)으로, 발해(渤海) 가운데 있다고 하는 삼신산(三神山)으로, 이 산에는 신선이 살며 불사약(不死藥)이 있고, 새와 짐승은 모두 희며, 궁궐이 황금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 56세인 1901년(고종38)가을, 문인들과 명승지를 유람하기 위해 남해(南海)로 가는 도중에 금남면(金南面) 대치리(大峙里) 한재 정규영(韓齋 鄭奎榮) 집을 방문하고 머물면서 지은 시로
留題大峴鄭致亨<奎榮>家(유제대현정치형<규영>가)
君家疑住洞庭傍 門對平湖納月光 願借君山今夜笛 一聲吹徹碧雲長가 있으며 이후 금오산(金鼇山) 아래에 한재 정규영이 건립한 우천정(愚泉亭)에서 주변의 경치 12곳을 읊은 것 중에 하나인 “전다조(煎茶竈)” 이다.
※ 愚泉亭(우천정) : 정규영(韓齋 鄭奎榮)이 금남면(金南面) 대치리(大峙里) 금오산(金鼇山) 아래에 은둔하면서, 천석(泉石)이 아름다운 곳에 1903년 봄에 지은 정자(亭子)이다.

※ 차시(茶詩)로는 전다조(煎茶竈)외에 “옥정(玉井)”,“반타석(盤陀石)”이 있으며, 하동과 관련된 시에는 “유회칠왕자(有懷七王子)”,“노량회고(露梁懷古)” 등 20여수가 있다.

곽종석[俛宇 郭鍾錫.1864(헌종12)~1919]. 조선 말기의 유학자.
아명(兒名)은 석산(石山), 자(字)는 명원(鳴遠), 호(號)는 면우(俛宇). 본관(本貫)은 현풍(玄風), 산청군(山淸郡) 단성면(丹城面) 사월리(沙月里) 출신. 한주 이진상(寒洲 李震相)의 문인(門人). 문집(文集)에《면우집(俛宇集)》이 있다. 한말에 호남의 간재 전우(艮齋 田愚.1841~1922)와 쌍벽을 이룬 대표적 유학자이며, 파리장서(巴里長書)의 민족대표이다. 죽은 뒤 단성(丹城)에 이동서당(尼東書堂), 거창(居昌)에 다천서당(茶川書堂), 곡성(谷城)에 산앙재(山仰齋)가 그를 기념하여 세워졌으며, 1963년에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