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雙磎寺(쌍계사)
운곡 충휘(雲谷 沖徽)
琳宮倚在大江隈(임궁의재대강외) 절집은 큰 강가에 의지하여 있고,
步出瑤階剝錦苔(보출요계박금태) 섬돌을 걸어 나오니 이끼는 벗겨졌네.
茶竈掃雲聞客至(다조소운문객지) 茶竈에 구름 걷혀 나그네 왔단 말을 듣고,
松門演法見僧來(송문연법견승래) 松門에서 설법하니 스님 오심을 보네.
靑歸柳眼烟初合(청귀류안연초합) 버들눈엔 푸름 돌아 안개 막 엉기고,
香入梅顋暖始催(향입매시난시최) 매화볼에 향기 스며드니 따뜻함을 재촉하네.
今日幸投花界宿(금일행투화계숙) 오늘 다행히 절집에 머물게 되었으니,
固知人世有蓬萊(고지인세유봉래) 인간 세상에 蓬萊山이 있음을 알았네.

琳宮(임궁) : 신선이 거처하는 곳으로, 절에 대한 미칭.
瑤階(요계) : 옥 계단. 섬돌의 미칭.
茶竈(다조) : 차 부뚜막. 우리나라 삼국시대 신라화랑의 차 관련 역사의 흔적으로 다조(茶竈)가 강릉(江陵) 경포대(鏡浦臺) 에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한송정(寒松亭), 부 동쪽 15리에 있다. 동쪽으로 큰 바다에 임했고 소나무가 울창하다. 정자 곁에 차샘[茶泉], 돌아궁이[石竈/茶竈], 돌절구[石臼]가 있는데 곧 신라화랑(新羅花郞/述郞仙人)들이 놀던 곳이다.”라고 기록하였다.
松門(송문) : 사찰의 별칭.
柳眼(류안) : 버들눈. 버드나무 새싹.
顋[뺨 시] 뺨. 볼.
花界(화계) : 절. 사찰.
蓬萊(봉래) : 봉래산(蓬萊山)의 준말로 영주산(瀛州山), 방장산(方丈山)과 함께 중국 전설상에 나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 이 산에는 신선이 살며 불사의 영약이 있다고 한다.

※ 차시(茶詩)로는 “쌍계사(雙溪寺)”외에 “증혜천사(贈惠天師)”,“”유안심사(遊安心寺) 등이 있으며, 하동과 관련된 시(詩)에는“청학동(靑鶴洞)”,“신흥사(神興寺)”,“송승유풍악인귀지리산(送僧遊楓岳因歸智異山)”등 9수(首)가 있다.

운곡 충휘[雲谷 沖徽. ?∼1613(광해군5)]. 조선 중기의 선승(禪僧).
호는 운곡(雲谷). 정관 일선(靜觀 一禪.1533~1608)의 제자로 시에 매우 능하였다. 당대의 문장가인 이안눌(李安訥),이수광(李睟光),장유(張維) 등과 교유하며 수많은 시를 지었다. 해인사(海印寺), 백련사(德裕山 白蓮社) 등지에서 오래 주석하였다고 하나 자세한 행적은 전해지지 않는다. 부휴(浮休)의 문하에 수백의 제자들이 있었으나, 오직 운곡 충휘(雲谷 沖徽), 소요 태능(逍遙 太能)과 송월 응상(松月 應祥) 대사(大師)만이 법문(法門)의 삼걸(三傑)이라 불렸다. 문집에《운곡집(雲谷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