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비 문 찬인

정기룡장군은 1562년에 태어나서 1622년에 돌아가셨다.
정기룡 장군은 하동 금남면 중평리에서 태어 나셨고, 돌아가신 후 상주시 사벌면 금혼리에 묻히셨다.
정기룡 장군의 탄신과 서거와 관련한 두 장면이다.

< 정기룡 장군 탄신 455주년 기념 문화제>
올해 5월 26일이다.
상주시 사벌면 금혼리에 위치한 충의사(忠毅祠). 야트막한 구릉을 등에 지고 넓게 들판이 펼쳐진 아늑하고 따뜻해 보이는 곳이다.
하동서 새벽에 출발하여 10시 조금 넘어 충의사에 도착하였다.
막 탄신제가 시작되려 한다.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을까?
내빈과 후손, 지역주민 등 500여명이 마당에 모여 있는 와중에 탄신제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았다.
얼마 전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재원 국회의원, 이정백 상주시장, 제50보병사단장, 육군본부 헌병실장등이 내빈으로 소개되고, 육군참모총장의 축하 화환도 눈에 뛰고, 한민구 국방장관의 축전도 소개 되었다.
탄신제는 초헌관에 이정백 상주시장, 아헌관에 권오균 상주교육장, 종헌관에 상주시 유도회장이 맡았으며,
부대 행사로 찾아가는 역사교실, 백일장, 그림그리기 대회 등이 있었고, 전국 서예. 문인화 대전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모든 행사의 주관은 ‘정기룡장군 기념 사업회’가 맡아 진행하고 있었으며, 지난 4월 20일 ‘충의사 성역화를 위한 학술세미나’도 개최 하였다 한다.
특히 상주박물관에서는 ‘정통제사적(鄭統制事蹟)’을 발굴하여 이를 번역 출간하였다.
1697년 발간된 ‘정통제사적’ 은 정기룡 장군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매헌실기’ 보다 50여년 앞선 것으로 보인다.

<정기룡 장군 서거 395년 향례>
올해 3 월 25일 아침 10시 이다.
궂은 봄비가 내려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금남면 중평리 경충사(景忠祠)마당에 70여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군수나 부군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손 영길 의회 의장 외에는 하동의 지도급 인사를 찾기가 어려웠다.
지역 군의원님과 면장의 모습도 보였으나 날씨 탓에 끝까지 계신 것 같지는 않다.
그 흔한 언론사 기자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39사단장의 화환이 휑뎅그레한 마음을 달래준다.
지역 향토대대의 대대장 이하 여러 장병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한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하동향교 (전교 정한효)와 경충사유지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유림에서 많이 참석하셨고, 그 분들이 행사를 이끌고 계셨다.
해방이후 ‘모충계’를 만들어 장군을 기려온 지역 유림들께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의회 의장이 초헌관을 맡으셨고, 향토대대장, 농협 지부장 등이 아헌, 종헌을 맡으셨다.
도비가 군청에 요청하여 군의 간부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였으나 전달하지 않은 탓인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정기룡 장군에 대한 상주시와 하동군의 차이는 너무 크다.
하동에서 장군이 태어났음에도 하동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다.
장군께서 19살에 상주로 가셨다. 왜 상주까지 가셨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날 축사를 하신 김재원 국회의원의 말씀중의 한 토막이다.
“장군께서는 하동 금남에서 태어났으나 상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남달랐다.”
정기룡 장군 관련 행사가 상주에서는 A급 행사라면, 하동에서는 C급 행사이다.
상주에서는 국회의원, 시장, 보병 사단장이 참석하는 행사지만 하동에서는 의회의장과 대대장이 참석하는 행사이다.
상주에서는 충의사를 성역화 하겠다고 나서는데 장군의 고향 하동에서는 그 변변한 기념 사업회 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참 아쉽고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것은 군수께서 정기룡 장군 기마동상을 세우고 현창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점이다.
또 하동문화원에서는 ‘정기룡장군 전서’를 군의 지원으로 발간할 모양이다.

몇 번을 마음먹고 나선 정기룡 장군 탐방길, 장군의 묘소를 찾았는데 같이 간 김성채 학예연구사가 가방을 주섬주섬 찾더니만 소주 한 병과 과자 한 봉지를 꺼낸다.
장군께 소주 한 잔 올리고 절을 드렸다.
‘멀리 고향 땅 하동에서 왔습니다.’ 라고 고하였다.
묘소에서 멀리 상주보도 보이고 장군께서 말 타고 달리시던 경천대도 보였다.
묘소 위에는 어머님의 묘소가 있고, 묘소 아래에는 아드님의 묘소가 있었으나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 상주시나 기념 사업회에 이야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주박물관을 찾았다.
고녕국, 사벌국의 옛 터답게 역사관리가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었다.
안내해준 학예연구사님의 설명에 정성이 깃들어있었다.

몇 년 후면 정기룡 장군이 돌아가신지 400주년이 된다.
우리 하동이 낳은 불세출의 인물인 장군에 대한 선양 사업이 좀 더 체계적이고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하동 일각에서 추진 중인 ‘정기룡장군 기념 사업회’ 구성도 탄력이 붙어 전 군민의 마음을 한데 엮어 내었으면 한다.
송림 어딘가에 건립할 거라는 ‘정기룡장군 기마 동상’의
추진 과정에 군민의 마음을 잘 모았으면 한다.

해방 이후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군을 기리기 위해 ‘모충계’를 만들어 장군의 정신을 받들어온 지역 유림의 어르신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