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산어촌(農山漁村)지역 지방자치단체인 하동군이 전국에서 가장 축제가 많은 것으로 손꼽혔었고, 사실이 그러했던 가운데 오래전 실속도 없는 축제를 너무 많이 한다고 군민들 조차도 많은 지적들을 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축제장에서 군수 내외를 비롯해 의원들, 각 기관단체장 등 그들의 이름을 부르느라 정작 주인공인 손님들을 기다리다 지치게 한다는 불만들 때문에 언젠가 하동군이 각 기관단체장들의 소개를 지양하는 ‘행사 간소화’를 추진하고 나섰다가 정작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말짱 도루묵’이 된 적도 있었다.
오죽했으면 13년전 쯤. 필자는 당시 모 신문사 편집국장으로 있으면서 그러면 언론사에서 앞장서 보자며 신문사 행사에서는 일절 기관단체장 소개를 따로하지 않았고, 그들이 앉는 자리도 대중들(군민들) 속에서 함께 하도록 했던적이 있다.
아무튼, 복잡한 과정과 시간들 속에서 지난 민선 5기의 말미쯤에 일부 축제들을 보태거나 줄여서 약간 정리가 되는 듯 했었는데, 어쩐지 민선 6기에 들어 아마도 하동군이 그 숫자만큼은 전국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확고히 자리매김 시키고 있지않나 싶다.
앞서 민선 5기가 놓고간 설거지 꺼리들이 민선 6기 앞에 산더미 같이 쌓여져 있는 하동군의 상황을 군민들은 지난 3년 동안 참으로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 보았으며, 내심으로는 ‘저것들을 다 어쩌나…’ 하는 마음에서 크게 걱정스러워도 했다.
그래서 하동사람들은 어떤 기대에 부풀어서 1년을 보냈고, 사뭇 걱정스런 마음으로 1년을 넘겼으며, 결국 낙담(落膽)을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1년을 헤아렸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이제는 민선 6기도 겨우 1년 남짓이 남았다.
민선 6기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은 결과론 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어 놓을수는 없을 것 같다.
윤상기 군수는 그동안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수출시장까지 직접 개척을 한다며 동분서주(東奔西走) 하였다.
어디 그 뿐이던가. 그 와중에서도 어떤 연유(緣由)에서건 윤 군수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비롯해 각종 연수회 자리마다 강사로 나섰고, 또 수산업, 임업, 농업, 축산, 여성, 안보, 장애인, 노인 등 다방면(多方面)에서 직접적으로 열띤 강의를 하는 바람에 하동군에서는 전문강사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렇듯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날들을 소화해 내면서도 축제가 많기로 소문난 하동군에 축제를 더 늘이고, 어디 축제뿐이던가 각종 군수배 대회 또한 그 숫자를 더했다.
구태여 필자가 꼬집지 않아도 그 이유야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것이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따라서, 각종 축제나 대회의 숫자가 많다는 그 자체를 탓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저 보이기 위해서 겉 모양을 너무 화려하게 치장을 하다보면 정작 내용물이 빛을 발하지 못하거나 그 가치가 훼손 되기가 싶다.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일컬어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하는데, 이러한 소리를 들어서는 안될 일이다.
최근에 끝이 난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행사를 마치자 마자 하동군은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품격이 높아지고 있다’고 그렇게 성공적인 축제로 일단 몰아간 다음에 ‘녹차시장을 중심으로 한 차의 산업화와 1200년을 이어온 차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여러 나라의 차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규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면서 세계 명품브랜드 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축제였다’고 한껏 고무된 분위기로 자평(自評)을 했다.
하동군의 이러한 자평에 다인들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과 군민들 중에서도 공감을 하는 이 과연 얼마나 될지가 사뭇 궁금해 진다.
또, (축제가 한창 진행중이라 살짝 언급만 하지만)현재 북천면에서 열리고 있는 꽃양귀비 축제는 어떤가.
각종 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들은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한 놀이판이 아니라, 그 잔치를 마련하는(또는 해야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역민에서부터 찾아오는 내방객들을 위해서 마련하는 것이다.
야생차문화축제 현장에서도 그랬고 꽃양귀비축제 현장에서도 필자는 관계 공무원들에게 꼭 같은 말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행사 마치고 나면 또 백몇십만명이 다녀 같다고 그렇게 보도자료를 낼것이지요?’라고....
지역의 언론에 몸담고 있지만 지난 오랜세월 나름 전국의 곳곳에서 하동을 바라보는 시선들과 약간의 인연(因緣)들이 있어 그들에게 물으면 대부분 ‘별천지 하동’을 칭찬하고 참 부러워들 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하동군은, 지리적인 조건과 그리고 자연적 자원들을 기반으로 적어도 무한한 가능성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남이 팔고있는 물건을 나도 팔겠다고 나서면 우선에 급한대로 겉모양만 화려하게 포장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빛좋은 개살구’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