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아주 단순하게 그리고 너무 쉽게만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때가 참 많다.
하동군은 국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각종 축제가 많은 대표적인 고장이다.
초봄에서부터 그 한해의 끄트머리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몇개의 축제가 겹치는 경우까지 보여질 만큼 축제들이 많다.
이같은 현실을 그저 긍적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우리 하동군이 많은 축제들을 개최 할 만큼의 다양한 소재들을 가졌다는 사실에 나름의 자긍심을 가질만 하다.
또,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만큼 지역에는 돈벌이가 없고 따라서 먹고 살길이 힘들다 보니 찾아낸 궁여지책(窮餘之策)이 많다는 것으로 받아 들여져 어쩌면 자괴감(自愧感)에 빠질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어느 측면에서 받아 들이건 그저 수혜를 받는 입장에서는 어느쪽도 구태여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혜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그런 입장의 사람들 눈에는 하동군이 특정집단 또는 특정인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으로 보이는 터라, 때문에 편파적인 행정을 하는 것이라 받아 들이는 이 결코 적지가 않아 보인다.
어떤 축제가 되었건 그것에서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극히 일부라, 그렇지 못한 다수 군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특혜가 분명하기에 관련 당사자들은 주변인(周邊人)들에게 ‘미안해’ 하고, 더불어 ‘감사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개최하고 있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를 두고서, 한때 옥종면에 사는 몇몇 주민들이 필자를 만날 때 마다 ‘그 많은 예산으로 차라리 녹차를 다 사주고 말지, 우리 옥종딸기에다 녹차축제 예산의 절반만 지원하면 대박이 날 것인데…’라며 어떤 불만을 토로하곤 했었다.
당초의 어떤 요구나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옥종면 북방마을에서는 ‘딸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늘 축제 때 마다 마치 경쟁을 하다시피 벌이는 숫자놀음을 하동사람들은 매우 식상해 하지만 아무튼 하동군은 지난 주말, 이틀동안의 딸기 축제를 마치고는 3만명의 체험객들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고 했다.
그 숫자가 아무려면 어떤가. 이틀에 옥종 총면민들의 10배에 가까운 내방객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축제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니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축제의 성공 여부를 떠나 올해로 3회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축제 당사자들인 딸기 생산농가들의 협조가 부족하고,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 관내 상당수의 축제나 행사들이 비슷한 비평을 듣고 있는 가운데, 한사람의 군민을 한 장의 표로 계산을 하는 인물들이야 현실이 그러하니 어쩔수가 없다지만 적어도 군민들은 스스로가 그것에 동조하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된다.
다시말해, 당초 행정이 중심이 되어 어떤 축제를 추진할 경우 표면적으로는 지역민들의 수익창출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배경이나 목적을 내어 놓지만 좀더 깊이있게 계산을 하게 되면 그 이면에 숨겨진 것은 ‘뻔 한것’으로 여기지만, 소롯이 군민의 혈세와 군 행정에 의지를 하면서 나중에 남는 것 챙기기에만 적극적인 그런면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올해의 경우 옥종 북방딸기 축제에는 사업비로 군민의 혈세 5,000만원이 지원 되었다.
그리고, 몇몇 당사자들에게 물어서 보니 이틀간의 축제로 벌어들인 수익이 대략적으로 최저 2,500만원에서 최고 4,500만원선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또다시 버릇처럼 방문객 숫자에다 무게 중심을 두고서 ‘성공적이었다’라는 하동군의 자평에는 상당한 모순이 있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일단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따지고 보면 자신들을 위한 축제에서 정작 당사자들은 그다지 한것도 없어 보이고, 때문에 들어간 수많은 노력 등의 댓가는 모두를 차치 하더라도 ‘딸기 5,000만원 어치는 얼마나 될까’.
군 행정을 중심으로 어떤 기관이나 단체 등이 입안(立案)을 해서 추진하는 축제로는 당사자들이 만족감을 얻거나 달콤한 실익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선 당사자들 스스로가 축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그런 다음에 그들이 절치부심(切齒腐心)한 결과가 모든 중심이 되고, 행정의 지원이 뒤따르는 그런 축제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