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학동 이정석 훈장

음식은 맛으로 좌우되고, 꽃은 향기로 아름다움을 더한다면 사람은 인성에 따라 달라진다. 인성이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 태도, 행동 등의 특성이다.
인성이 바르면 그 사람이 배운 것은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 되지만, 그것이 비뚤어져 있으면 배운 것이 오히려 세상을 상하게 하는 독이 되고 흉기가 될 수 있다.
인성은 옳은 점을 머리로 이해할 수도 있어야 하지만, 가슴으로 느껴야 가슴이 따뜻해야 비로소 바르게 설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교육은 지나치게 머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머리 좋은 아이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 가슴이 따뜻한 아이에게는 점수를 주지 않는다. 이렇게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인성이 바르게 설 턱이 없다.
그런 교육은 이 사회의 풍토를 그대로 반영한다. 따뜻한 가슴을 강조하는 동양적인 미덕보다는 합리성을 내세우며 머리 쓰기를 좋아하는 서구식 태도가 더욱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랑, 존경, 의리, 인정 같은 모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계약, 계산, 이해득실, 합리성 같은 요소들이 앞으로 나서 있다.
흔히들 따뜻한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있어야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 가슴은 따뜻해지지 않으면서 머리만 차가워지고 있는 이 현실이 미래를 좌우할 교육에까지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형국이다. 사람은 사랑과 이해와 양보를 하며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랑과 이해와 양보는 따뜻한 가슴에서 나오는 미덕이요 에너지이다. 머리만 쓰게 하는 교육으로는 입이 닳도록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
사회 환경에 교육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 탓만 하고 있으면, 우리의 자녀 역시 싸늘한 가슴으로 키워져 행복하지 못한 인생을 살 수도 있게 된다.
가슴이 따뜻한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의문은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물음처럼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두드리면 문은 마침내 열린다. 여러 방법이 답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가장 기본이 되면서 효과가 큰 방법을 알아본다.
세 모델을 등장시켜 그에 관해 생가하고 느끼게 함으로써 자녀로 하여금 따뜻한 가슴을 갖도록 이끌 수 있다. 첫째 모델은 부모이고, 둘째는 이웃이며, 셋째는 자녀 자신이다.

1.부모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자녀에게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피부로 느끼지도 못하는 영웅이나 현자 이야기가 아니라, 매일 밥 주고 키워주는 부모에 관한 이야기가 자녀에게 더욱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자녀가 어렸을 때 소년기에 있을 때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자녀가 크면 설득력을 잃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방학 때가 되면 도시의 아이들이 청학동 서당으로 와 교육을 받는다. 그때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하느님 백 명이 있어도 부모가 없으면 너희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다. 또 부모 없이는 살 수도 없다. 이 서당으로 와서 이렇게 공부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부모에게 함부로 구는 것이냐? 어머니가 네 종이냐? 아버지가 네 종이냐? 너희들은 늙은 종을 두고 산단 말이냐? 부모는 너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정성을 다해 키우는데 그것도 모르고 늙은 종 대하듯 부모를 대해서 되겠느냐? 효도를 다해 모셔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는데 어째서 함부로 구는 것이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훌쩍거리고 어떤 아이들은 엉엉 소리를 내며 펑펑 운다. 울음을 애써 참는 아이들도 부모에 대한 정을 새삼 느끼며 자식의 도리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