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비 문 찬인

지공거사(地空居士)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을 말한다.
한때 온양온천이 되살아났다고 후끈거린 적이 있었는데 이게 모두 지공거사들 덕분이었다고 한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온양온천역 까지 연장되면서 지공거사들의 발길이 몰렸다.
어르신들의 추억여행 명소가 되면서 30년 불황을 이겨내었다는 자랑이었다.
편도요금 3250원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공짜다. 아침 10시경 출발해서 온천하고 점심 먹고 느긋이 공짜 전철 타고 귀가한다.
물론 온천요금도 65세 이상에게는 할인이 된다. 1만 원 정도면 하루를 즐길 수 있다.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지 않기 시작한 건 30여 년 전이다. 당시 대한노인회장이 전두환 대통령의 장인이라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65세 넘는 인구가 4.1%에 불과한 때였다. 지금은 13%이다. 하동은 25%를 넘어선 초 고령사회이다.
20년 뒤에는 30%쯤 될 거라 한다. 그때쯤 하동은 50%를 넘지 않을까?

고려나 조선시대의 평균수명은 35세 이하였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기록에 나오는 왕들의 평균수명이 42~45세 정도이니 왕보다 열악한 식생활, 거의 받지 못한 의료혜택들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노인의 기준을 65세로 정한 1980년대의 평균수명이 70~75세인데 지금 우리의 평균수명은 80~85세로 10년 이상 수명이 길어졌다.
그럼에도 노인의 기준인 65세는 요지부동이다.
요즘 70이 되어도 노인당에 가질 않는다 한다. 모두 80이 넘어섰는데 70은 아직 새파랗다는 것이다.
70에 노인정에 가면 어르신들 잔심부름이나 해야 할 처지인데도 65세 언저리 사람들을 노인이나 어르신으로 부르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평균수명이 35세 이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에 고려장을 지냈다는 설화가 전한다.
고려시대에 국법으로 사람이 늙으면 산 채로 내버리는 고려장이 있었다.
어떤 대신이 어머니가 늙어 고려장을 해야 했지만 차마 노모를 버릴 수 없어 고려장을 한다는 소문을 낸 후 몰래 벽장 속에 숨기고 모셨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에서 고려에 인재가 있는가를 알아내기 위하여 3가지 문제를 내고 해답을 요구했다.
첫째 문제 두 마리 말 중 어미와 새끼를 구별하기
둘째 문제 나무토막의 상하 구별하기
셋째 문제 코끼리 무게 알기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데 벽장속의 어머니가 간단하게 그 답을 알려주었다
말은 먹이를 주면 먼저 먹는 것이 새끼이고,
나무토막은 물에 담그면 윗부분이 위로 뜬다.
그리고 물 위의 배에다 코끼리를 태워 금이 진 곳을 표시하고 코끼리를 내린 후 금을 그은 곳 까지 돌을 실어 돌의 무게를 달면 그 무게를 알 수 있다
임금이 국난을 물리친 대신에게 큰 상을 주며 소원을 말하라 했다.
대신이 이실직고하며 자신의 불충을 사죄하고 고려장의 폐지를 소원하니 임금이 고려장을 폐지했다. 그 이후 늙은 이를 갖다 버리는 풍습이 없어졌다. (네이버 지식백과)

늙은이를 갖다 버리는 고려장의 기준은 몇 살 쯤 되었을까?
평균연령이 35세 이하였으니 50이나 60쯤 되지 않았을까?
지금의 65세는 벌써 고려장을 당할 나이이다.
그래서 그런지 60세가 되면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다.
몸도 마음도 아직 팔팔한데 어쩔 수 없이 물러나 이곳저곳 돌아다니거나 빌빌 거리며 공원벤치에 앉아 있다.
하릴없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쓸데없는 이야기나 주고받게 하는 것이나 늙어서 산속에 버려지는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65세를 노인 기준으로 하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이나 다름없다.
평균수명은 늘어나 85세를 육박하는데 60세에 퇴직하여 죽을 때까지 25년 정도를 빌빌거리게 하는 게 국가 인력관리 차원에서도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어떻게 하면 이 유휴인력을 국가가 우리사회가 활용할 수 가 있을까?
오래 전에 일본을 방문하였다가 매우 놀란 일이 있었다.
내가 방문한 도꾜 에도가와 구역소의 주차관리요원도 고속도로의 매표요원도 모두 노인들이었다.

2020년 경 부터 인구절벽이 시작된다고 한다.
인구절벽이란 전체인구에서 생산 가능인구(15세~65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청장년층의 인구 그래프가 절벽과 같이 떨어지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한마디로 노인은 점차 늘어나고 청년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대한노인회 회장께서 노인기준을 매년 한 살씩 올려 5년 후에 70세가 되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셨다.
국가적 공론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생산가능인구의 기준도 15세에서 65세 까지로 조정하여 우리 사회의 세대 싸이클이 30년에서 50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국가시스템의 대 개조를 지금 시작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