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次柳河東八十韻(차류하동팔십운)
하달홍(月村 河達弘)
- 유종원(柳宗元)의 팔십운에 맞춰 짓다-
過從頻投轄(과종빈투할) 친(親)한 벗을 종종 못 가게 붙들고,
優遊或命車(우유혹명차) 한가(閑暇)롭게 노닐며 달구지를 탄다네.
新羞嘗粔籹(신수상거여) 햇곡식으로 만든 거여(粔籹)를 맛보고,
古禮攢梨樝(고례찬리사) 고례(古禮)에 따라 배와 능금을 쌓았네.
瑟韻泉分筧(슬운천분견) 죽견(竹筧)에 흐르는 샘물은 비파 소리 나고,
車聲罐爨茶(차성관찬다) 항아리에 차 달이니 수레 소리 나네.
那能脫羈絆(나능탈기반) 어찌 속세의 얽매임에 벗어나랴,
多事著袈裟(다사저가사) 부질없이 머리 깎고 가사를 입었도다.

유종원[柳宗元.773~819]. 당나라 하동해(河東解) 사람. 유하동(柳河東), 하동선생(河東先生)으로도 불리운다. 자는 자후(子厚)이며 당(唐)나라 때의 관리이자 시인, 산문가, 철학가이다.
投轄(투할) : 다정하게 빈객(賓客)을 만류하는 것을 뜻한다. 한(漢)나라 진준(陳遵)이 술을 몹시 좋아하여 빈객들을 초청해서 술을 마실 때마다 대문을 걸어 잠그고 빈객의 수레의 비녀장을 뽑아 우물에 던져서 빈객을 가지 못하게 했던 데서 온 말이다. 《漢書 卷92 陳遵傳》
命車(명차) : 종2품 이상 관원이 타던 수레. 외바퀴가 달렸고, 앉는 자리는 의자처럼 꾸며져 있음. 초헌(軺軒)또는 목마(木馬)라고도 함.
粔籹(거여) : 떡의 일종. 꿀에다 쌀가루를 섞어 고아 만든 떡. 《楚辭 宋玉 招魂注》
古禮(고례) : 옛날의 예절(禮節)이나 예법(禮法).
樝梨(사리) : 능금과 배를 이르는데, 이는 모두 하찮은 과실이라 하여 자신을 비유한 말이다.
竹筧(죽견) : 대로 만든 흠통. 물 따위까 흐르도록 골이 지거나 구멍이 뚫려 있음.
羈絆(기반) : 굴레. 굴레를 씌우듯 자유(自由)를 얽매는 일. 속세에 얽매인 것을 말한다.
袈裟(가사) : 승려가 입는 옷. 산스크리트 kaṣāya의 음역으로 가사(加沙)·가사(迦沙)·가사야(袈裟野)·가라사예(迦邏沙曳)로도 음역된다.

※ 차시(茶詩)로 “청팽다(聽烹茶)”,“팽다차석정연구운(烹茶次石鼎聯句韻)”등 총 32수의 차시(茶詩)가 있어 19세기 河東의 차인(茶人)이라 말할 수 있다.

하달홍[月村 河達弘.1809(순조9)~1877(고종14)]. 조선 후기 유학자.
자는 윤여(潤汝), 호는 월촌(月村), 본관은 진양(晋陽), 거주지는 옥종면(玉宗面) 종화리(宗化里). 문집에《월촌선생문집(月村先生文集)》이 있다. 풍채와 태도가 엄정하여 천박하지 않고, 문사(文詞)도 넉넉하고 넓으며, 행의가 순박하고 독실하였다. 12, 3세 때 진주목사(晉州牧使)가 덕천서원(德川書院)에서 시행한 백일장에 나가, 뛰어난 시재를 과시하여 여러 선비들로부터 격려와 칭찬을 들었다. 그는 모한재(慕寒齋)에서 하재문(河載文), 조성가(趙性家), 강병주(姜柄周), 하응로(河應魯) 등 인근 선비들과 학문에 정진하였다. 병인양요(丙寅洋擾)로 나라가 어수선하여지자 외국과 통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른바 위정척사(爲政斥邪)의 의지를 강하게 주장하였다. 저서에 『태극도주해(太極圖註解)』,『진학설(進學說)』,『균부설(均賦說)』,『동해송변(東海頌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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