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게 내리쬐는 뙤악볕에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남해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광양시 방향으로 곧게뻗은 산업도로를 달리다 보니, 금남면 계천리 “영천마을” 입구 표지석 아래에 모자를 눌러쓴 한 사람이 부지런히 호미질을 하며 노란색 채송화를 심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쯤이라 도로변에 차를 멈추고 마침 차에 있던 얼음물병을 건네며 ‘좀 있다가 하시지 이렇게 더운데 뭘 하십니까?’ 그렇게 질문을 던지고 보니 눌러쓴 모자를 치켜드는 이는 영천마을 김종원 이장이었다.
김종원 이장 曰 ‘마을 입구라 썰렁해서 표지석 하나 세워 놨더니 자꾸 주변에 잡풀이 자라서 볼썽사나워 신경이 쓰이고, 그래서 얼마전 사용하고 남은 상토 흙이 아까워 표지석 주변에다 깔았는데, 또 가만히 보니 그것이 아까워 면사무소에 가서 꽃을 좀 얻어다가 일(?) 없는 내가 심고 있다’며 송글송글 구슬땀이 맺힌 얼굴에 한껏 너털웃음을 지었다.
/장성춘기자.블로그naver.com/ 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