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매우 안타깝고 답답한 그런 부분이었다.
하동군과 하동사람들의 나림 이병주 선생에 대한 흔적이나 업적들을 방치하는 듯한 어정쩡한 모양새에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나림 선생의 고향인 북천면 이명산자락 산기슭에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이병주 문학관을 건립한 하동군이나 아울러 선생의 삶과 문학을 기념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한다’는 발기 취지까지 밝히면서 출범을 했던 (사)이병주기념사업회의 책임이 크다.
단순하게 ‘아름답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화려하기까지 한 주변 경관과 건축 구조물의 겉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병주 문학관은 늘 볼때 마다 그야말로 개점휴업(開店休業) 상태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다.
더불어, 당초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닌지 이병주 선생의 문학 정신을 전승‧보전하고 선생의 문학 세계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지금까지도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라는 명칭은 그저 거창하기만 할 뿐, 문인들을 비롯해 다수의 군민들에게는 여전히 어설프게 와닿고 있어 차라리 ‘이병주 하동문학제’가 어땠을까 싶기도 한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덧붙여서 말 하자면, 하동군은 문학관을 개관만 했을 뿐 그 이후에 제 구실을 못하는 여러 원인들이 도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식당이나 숙소 등 어떤 기본적인 부대시설을 갖추는데 소홀히 하고, 그리고 누구 보다도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우려야 할 그런 입장에 있는 문학관 관계자들에서도 문학관의 어떤 활성화를 크게 기대하기란 힘들 듯 하다.
뿐만아니라, 당초부터 골칫꺼리로 남겨 둔 문학관 입구 대규모 축사의 경우 농장주가 턱없이 높은 이전비를 요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껏 군행정의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그곳에서 발생되는 악취는 어떻게든 하루빨리 해결을 해야 할 현안문제가 되었다.
여기에다 필자가 이미 수년전부터 우선 임시 방편으로 나마 북천 꽃축제 행사를 이병주 문학관까지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때 문학관 뒤편의 이명산 등산코스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적극 활용을 하는 등 어떤 대책마련을 촉구해 왔으나 가만히 보면 군 행정과 문학관 관계자들은 그저 현실에나 안주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 스럽기까지 하다.
또 하나는 바로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다.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말하자면, 나림 이병주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축제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라면, 적어도 그 시작과 끝이 선생의 고향인 북천면에서 그리고 이병주 문학관에서 이뤄지는 것이 옳다.
올해의 경우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에는 군비 7,000만원, 도비 2,000만원, 금고협력사업비 4,000만원 등 1억1천여만원의 예산이 소요가 되었다.
해마다 문학제 과정을 대략적으로 훑어 보며, ‘이 돈들이 다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행사의 내용들을 유심히 보면서 그저 생소하기만 한 외국 작가들의 초청에 따른 각종 국내 체류비나 또는 실질적인 개막식이 될 문학제 첫날의 시작을 하동군 북천면 이병주 문학관이 아니라 제 집을 놔 두고서 구태여 서울에서 하는 것이 어쩌면 선생에 대한 예의를 다소 벗어나고, 지역의 문인들이나 군민들을 도외시 하면서 비용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미 서두에 언급을 하였 듯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가 나림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진정 그분의 문학세계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순수한 그런 목적에서라면 국내에서 부터가 당연히 우선시 되어야 하고, 오로지 문학이라는 한 장르에만 얽매인채 특정인 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선 선생의 고향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은 대중들을 함께 아우르는 축제로 탈바꿈 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