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것은 빨리 배우고, 못된 습관은 또 오래간다’는 말이 있다.
그 못된 것 가운데 ‘물타기’라는 것이 있는데, 이 나라 정치권 인사들 때문에 아주 식상해진 그런 단어다.
누군가가 ‘물타기’를 한다는 말을 참 많이 들어 왔고, 또 더러는 ‘물타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봐 오기도 했다.
‘이것은 명백하게 00측의 꼼수로 00사건에 대한 물타기다’라는 어쩌면 억지를 부리는 듯 들리는 이런 소리와 모습을 말이다.
그렇다. 자신이 저지른 어떤 잘못이 드러나 알려지게 되면, 어떻게든 그 상대방의 잘못이나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서 내 잘못을 유야무야(有耶無耶) 시키거나 그 무게를 줄이려고 부리는 수법이 물타기다.
최근 하동군의 최대 쟁점은 주민소환추진위원회의 ‘윤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운동’이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단단히 화가 난 주민소환추진위 회원들은, ‘(윤 군수가)군민을 대표하는 군수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다수 군민들의 뜻에 따라 군민의 손으로 해임을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뒤이어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하동발전협의회가 돌연 기자회견을 자청하고는 ‘(주민소환 추진위의)하동군 발전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요소에 대하여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상황이 그야말로 맞불을 놓는 것으로 주민소환 추진위의 활동과 그 이유에 대한 ‘물타기’에 나선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필자의 이같은 판단에 또다시(?) 누군가가 어떤 꼬투리를 잡지나 않을런지… 그래서, 구태여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까지 발표한 발전협의회의 이번 행보는 그렇게 비쳐질 수 밖에 없었고 또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자 회견장에서 하동군과 윤상기 군수 그리고 군의회가 먼저 대화와 타협을 거부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일관된 주장인데 지금에 와서 발전협의회가 대화와 타협의 테이블로 나서라고 하는 것은 어떤 모순이 있지 않는가? 라는 필자의 질문에 ‘그래서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는 것을 보고는 지금이라도 하동군과 군의회, 직능단체 대표와 학부모 연대 등 모두가 모여서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풀수 있도록 발전협의회가 중재자의 입장이 되어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뒤늦게 와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군수에 대한 과잉 충성 또는 군수의 어떤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닌가? 라는 주변의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까지 관망의 자세에 있었지만 주민소환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이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번질 경우 하동군의 동력이 살아서 숨쉴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하동발전의 저해요인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우려에서 순수한 생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강영대 회장은 밝혔다.
따라서,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하동발전협의회의 이번 행보가 단순하게 주민소환추진위의 활동에 ‘물타기’나 하려고 나선 그런 낮은 수준의 꼼수가 아니라, 생각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하동을 생각하고 위하는 순수한 뜻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앞으로 보다 폭넓고 더 큰 활동과 역할을 기대한다.
그래서, 필자는 모두가 어떤 사상이나 이념 아울러 욕심이라는 것과도 거리가 먼 진심일 것이라는 믿음을 분명하게 바탕에 두면서, 지금의 주민소환 추진위의 활동이나 또 하동발전협의회 노력의 가치를 공히 인정 하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결국 서로가 담고 있는 내용들을 따지고 보면 똑같이 우리 하동을 걱정하고 하동 사람들을 생각하는데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