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사만 사업을 기획기사로 다루는 이유
2. 갈사만 사업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3. 일촉즉발의 위기 하동군과 한신공영
4. 인근주민 피해보상은 어떻게 되나
5. 군수에게 바란다-갈사만 사업을 바라보는 오피니언 생각
6. 여상규국회의원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해결방안은?

기업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 하동개발사업단(주)
청천벽력. 우려하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2015년 7월 21일 갈사만 사업의 발주처인 하동개발사업단(주)(이하 하개단)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기업회생제도는 법정관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완전부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파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인가? 이번호 제3회의 제목 ‘일촉즉발의 위기 하동군과 한신공영’이라는 필자의 글은 예언처럼 맞아 떨어졌다. 이 특집기획시리즈 갈사만 사업의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하동군과 한신공영은 칼날 위에 서서 춤추는 무당처럼 아슬아슬한 굿판을 벌이는 듯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라도 남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 현실적으로 상반기 중 공사재개는 물거품이 되었고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갈사만 공사현장에는 한신공영이 설치한 ‘유치권행사중’이라는 깃발만이 상가(喪家)의 만장처럼 나부끼고 있다. 하개단은 기업회생절차개시에 들어갔고, 3월에 부임한 강연화대표가 그대로 법원이 선임한 회생기업의 관리인이 되어 총3명의 직원으로 법원의 명령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한신공영(주)
지난 8월 19일 한신공영은 쌍무계약미이행 해지로 갈사만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경영공시하였다. 토사구팽 당한 것이다. 사마천의 삼국지연의에 의하면 한신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을 남긴 유명한 인물이다. 한신은 유방을 도와 전국통일에 일조하였으나, 정치적 견제를 받아 역적으로 몰리게 되자 토사구팽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난다. 토사구팽이란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과 일이 있을 때는 실컷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돌보지 않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정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갈사만 사업의 시공사 명칭은 한신공영(주)이었다. 전임 군수시절 갈사만 사업이 진척이 되지 않을 때에는 하동군 입장에서 볼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기업이 한신공영이다. 갈사만 1단계 3천4백여억 원의 대규모 토목공사에 1,200여억 원의 공사대금만 받고 나머지 공사비용은 기업이 부담해 공사를 완공한 후 토지분양대금으로 공사투입비용을 회수해 간다고 하니 하동군으로서는 정말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금호산업과 대우해양조선건설 등 4개 업체가 PF자금에 압류를 하였고, 하개단이 기성금 지급이 불가하게 되자 한신은 공사중단을 결정했고, 하동군은 한신공영에 책임준공의 의무를 요구했지만 책임준공 소멸사유로 맞서면서 서로 헤어질 준비만 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동군 한신공영을 왜 타절했나? 한신공영에 600여억 원 받을 것
일반적으로 타절이란 공사를 중단한다는 의미이다. 법률적인 용어는 아니고 건설과 철도분야에서 실무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그런데 타절은 시공자의 책임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다. 발주자의 입장에서도 공사를 중단해야할 경우가 발생한다. 타절 절차 중에 발주자와 시공자의 입장이 대립하는 경우에는 상호 계약된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하는 서류인 계약서는 설계도서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법적인 분쟁에서도 설계도서 보다는 계약서와 계약일반조건이 우선하고, 일반조건 보다는 특수조건이 우선한다. 갈사만 사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하동군과 한신공영과의 특수 조건인 (이면)합의서와 공사도급계약서 상의 여러 특수 조건들이다.
특히, 한신공영의 책임준공에는 5개의 특수 조건이 붙어 있다. 5개의 조건부 책임준공이라는 것인데, 그 조건은 시행사인 하동군과 하개단이 계약서상의 조건을 채워 주었을 때 한신공영이 책임준공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조건 중에는 공사기성금을 제때에 지급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들어 있다. 하동군은 한신공영으로부터 선급금과 공사이행보증금 등을 합쳐 600여억 원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공사대금 문제를 빼더래도 한신공영은 설계도서가 제때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2013년 하개단과 하동군에 책임준공사유는 소멸되었음을 문서상 통보했다고 한다.
타절은 지난 6월 하동군과 하개단이 법원에 화의를 신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공사로 참여 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한신을 정리해 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임 군수는 한신공영을 시공사로 참여시키기 위해 기업 오너를 직접 찾아가 일을 성사시켰는데, 현 군수는 사업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면서 왜 단 한 번도 한신공영 관계자를 만나지 않았을까? 더군다나 한신공영이 계속해서 공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는데도 말이다. 하동군의 진정한 속내는 무엇일까?

한신공영은 타절을 기다렸나? 공사대금 전액 받을 수 있을 것
필자는 한신공영이 기업이미지와 자존심을 내세우며, 끝까지 갈사만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한신공영 법무실장의 하동군의회 등에서의 공식적인 발언들을 압축해보면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는 의혹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책임준공의 의무도 없고 공사기성금도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시점에서 기꺼이 타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PF자금 중 공사대금분 1,200여억 원은 대부분 소진했고, 남아 있는 기성금도 감리단과의 조정협의 과정에서 20~30억 원의 차이만 조정하면 전체 기성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지체배상금도 법률적으로 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현 상태에서 타절한다고 해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4개 조항으로 작성된 이면 합의서에는 만일 하개단이 기성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한다면 하동군이 공사 기성금을 책임지도록 되어 있다. 물론 이 부분의 해석에는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하동군의 입장은 상반된다.

한신공영의 역습
만일 한신공영이 공사를 재개했다면 PF자금 중 공사대금 분은 대부분 지출되었고, 앞으로는 계약서상 한신공영의 비용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되는데, 타절로 굳이 그럴 이유가 사라져 버리니 한신으로서도 기꺼이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고. 1차 알짜배기는 빼먹은 상황이니 이 또한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먹튀 논란으로부터도 완전한 면죄부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공사중단 상태로 버텨도 공사대금은 물론 지체 배상금 등도 모두 받게 된다고 계산할 수 있다. 얼마든지 기다려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동군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신공영의 기다림은 곧 역습이었던 셈이다.

법원의 판단만이 남았지만 우리가 되돌아 볼 것은
갈사만 사업으로 만난 하동군과 한신공영은 앞으로 창원지방법원의 하개단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모든 판단을 받게 된다. 발주처와 시공사의 지루한 공방은 법정에서 판가름 나면 그 뿐이겠지만, 우리 하동군민들에게는 많은 아픔을 남기고 또 다른 험로를 예정하고 있다. 한신공영(주)이 이윤만을 쫓아 떠나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기억될지, 하동군이 꼼수만으로는 더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우쳤을지, 군민들은 군정에 무관심한 것이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뤘는지 등 등 우리가 되돌아 볼 것은 한 둘이 아니다. 군민의 입장에서는 기업회생의 방법으로라도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하루속히 사업이 재개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