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사만 사업을 기획기사로 다루는 이유
2. 갈사만 사업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3. 일촉즉발의 위기 하동군과 한신공영
4. 인근주민 피해보상은 어떻게 되나
5. 군수에게 바란다 - 갈사만 사업을 바라보는 오피니언 생각
6. 여상규국회의원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2015년 하동의 5적들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공사(이하 갈사만 사업)가 오리무중 속으로 빠져든 근저에는 많은 문제들이 숨어 있다. 필자는 핵심적인 이유 5가지를 제시할 것이다. 공사가 재개되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한 핵심적인 이유들이다. 나는 이 주된 이유들을 곧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이라고 감히 명명하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2천2백 년 전, 한비자는 사회를 좀먹는 다섯 종류의 좀벌레란 뜻의 오두(五蠹)를 설명한 바 있다. 1905년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등 다섯 대신들을 을사오적에 비유한 것과 1970년 김지하 시인의 오적들이란 글의 모티브가 된 한비자의 오두에 빗대어 ‘2015년 하동의 5적들’이라 부르고자 한다.

첫 번째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은 하동군이다. 윤상기 군수와 하동군청 현 산단조성과(구 남해안 개발과)는 갈사만 사업과 관련하여 군민과 군의회 그리고 언론을 상대로 수없는 거짓말을 해왔다. 대군민 사과도 없이, 결과적으로 며칠만 지나면 들통나는 거짓말을 너무도 태연하게 밥먹듯이 해오고 있다. 군의 거짓말 시리즈는 과히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뒤바뀌기 일쑤다. 하동군이 군의회에서 공사중단과 재개에 대해서 했던 거짓말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싶은 분은 의회 속기록을 찾아보시라. 그리고 언론에 보도된 자료들을 찾아보시라. 발표 때마다 곧 공사가 재개된다는 달콤한 말로 군민들을 희롱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이라도 알게 될 것이다. 이면합의서의 예에서 명백히 드러나듯 감추고 숨기고 거짓말로 군은 스스로 신뢰를 상실했다.
영국 한 작은 시골마을인 샌톤브리지는 ‘최고의 거짓말쟁이’ 대회가 열려 유명해진 곳이다. 매년 그 거짓말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기상천외한 거짓말로 실력을 겨룬다고 한다. 이 대회에는 정치가와 법률가들은 직업상 거짓말에 능하다는 이유로 참가가 금지된다. 하동군이 참가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출전을 한다면 아마도 일등은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싶다.

두 번째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은 하동수협이다. 하동수협 조합원들은 대부분이 어민들로서 갈사만 사업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다. 굳이 수산업협동조합기본법을 들먹이지 않아도 조합원들의 공동출자기구인 하동수협은 어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다. 어민들은 하동군의 ‘선공사 후보상’이라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군을 믿고 삶의 터전인 바다를 내어 주었다. 그 결과 보상은커녕 수년 째 조업도 금지되고 뱃길이 막혀 이제는 생계유지에 살길이 막막하다. 그동안 하동수협은 어민들에게 속시원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하동군의 눈치만 살폈다고 한다. 필자가 인터뷰를 통해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책임은 어민피해대책위에 떠넘긴다. 누구를 위해 조합이 존재하는지 모를 정도이다.
하동수협은 진작부터 대체어장지나 한시면허를 검토하고 준비하여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합의서에 따른 적극적인 피해보상절차도 개시하지 않았다. 합의서 작성 전 어민들에게 전면보상보다는 선별보상이 더 유리하다는 대안제시도 하지 않았고, 피해보상직전까지의 어민생계대책도, 어업권완전소멸 후 대책도, 조합의 생존전략 마련에도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고서도 추후 어민피해보상금 중 5%를 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기로 되어 있다.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어업피해용역결과서 준공을 미룬 하동군에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고 감정평가 후 여타 절차도 밟지 못했다. 어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하동군 눈치를 왜 살피는지 모를 일이다. 하동군과의 관계는 합의서에 명시된 절차 및 일반적인 법과 관례를 따랐어야 옳았다.

세 번째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은 어업피해대책위원회다. 어업피해대책위는 어민들의 여론 수렴을 도외시하고 정보를 독점했고 공사중단을 묵시적으로 인정해 주었다. 공사중단 후 어민 또는 추진위원을 소집한 공식적 회의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어업피해 용역 최종결과서를 공개하지 않았고 하동군의 의도적 지연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 어민들에게 공사중단 사유를 적극 알리고 대책위를 열어 전체 어민들의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대책마련을 했어야 옳았다. 지금이라도 빠른 시일내에 피해보상금 지급이 되도록 하든지, 대책위를 해체해서 피해어민을 대변할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든지, 아니면 말없는 어민다수의 대변자로서 강력하고 적극적인 요구를 하는 조직으로 변해주길 바란다.

네 번째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은 지역구 선출직 정치인들이다. 그 이유는 정치인은 군민들의 대표로서 50만 내외군민의 입이 되어주어야 한다. 또한 최대관심사인 갈사만 사업이 정상화 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따져 묻고 질책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선거출마시 갈사만 사업의 재개 또는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상화는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는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하나같이 하동군의 거짓말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누가 가장 문제인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한다. 지금이라도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 나서주길 바란다.

다섯 번째 우리 하동의 공공의 적은 50만 내외 군민들의 인내이다. 참고 기다려 준 결과는 장기간 공사중단이라는 참담함을 초래했다. 현재 갈사만 사업은 언제 공사가 재개 될지도 모르고, 디폴트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여러 징조들이 감지되고 있다. 하동군은 수차례 정상화하겠다던 거짓 약속도 모자라 최근에는 법률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는 애매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동군이 말하는 그 법률적 절차라는 것은 한신공영의 해양플랜트연구소 부지 일부에 대한 유치권행사에 대응한 검찰 맞고소이고 공사 기성금 지급 연장중재를 위한 화의신청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법률적으로 화의신청이란 법원이 신청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법정관리와 마찬가지로 재산보전처분결정을 내려 채무 이행을 동결하여 부도를 막아 주는 제도이다. 디폴트 선언 이전의 단계와 유사하다. 공사를 못하겠다는 말이 언제 들려올지 걱정스럽다. 더이상 군민들의 인내는 갈사만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하동군의 핑계거리만 합리화시켜주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이제라도 모두들 정신을 바짝 차리자. 중단된 갈사만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이인수 논설위원 yes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