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저녁까지 달려드는 모기떼들 극성은 더 스트레스

하동군은 하동을 찾는 관광객과 군민의 편안한 휴식공간인 하동공원에 심신의 피로를 회복시켜 주는 대나무 숲길이 만들어져 하동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고 했다.
하동공원 대나무 숲에다 쾌적한 산책 공간을 제공하고자 지난 5월 초부터 1만 3000㎡ 규모의 대나무 숲에 있던 데크를 모두 철거하고, 폭 1.6m 길이 510m의 순환 산책로 3개 코스를 만들어 힐링 산책로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또한, 숲길은 마사토로 조성돼 맨발 산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고 공기도 깨끗하게 정화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으며, 대나무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 알파피넨, 류머티즘에 효험이 있는 캔펜, 천연방충 효과가 있는 리모넨 같은 성분이 다량 방출돼 건강에도 유익할 뿐만아니라,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베타피넨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 미르넨 성분도 내뿜어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고 장황스럽게 자랑까지 했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군의 이같은 발표와는 크게 거리가 있어 보였다.
지난 12일 주말을 이용해 하동에도 제법 비가 내렸다. 군이 자랑하려던 하동공원 힐링 숲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었다.(사진 1, 2, 3 참조)
대나무 뿌리를 파낸 흙더미 위에다 덧씌운 마사토들은 그대로 대나무 숲으로 또 일부는 절개지와 산책로를 타고 아래 쪽 주택가 골목길까지 흘러 내렸다.<사진 4, 5, 6 참조)
오랜 세월 풀 한포기 자라지를 못해 때문에 마치 스펀지 처럼 부풀어 있는 대나무 숲 바닥을 파헤치고 이같은 특성을 염두해 두지 않은 듯 제대로 다져 지지도 않은 그 위에다 마사토를 덧 씌운 것으로 보였다.
어떻게 이렇듯 깊지 못한 생각을 했을까.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작정 파헤치고 덮어 씌우면 될 것이라는 얕은 생각에서 이번 문제가 비롯 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 이런 때 필요한 것이 선진지 견학으로 전라남도 담양군 소재 죽녹원에 녹차 나무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대나무 테마 숲이라도 다녀 왔더라면...
또한, 해가 질 무렵에 문제의 하동공원 힐링 숲길에서 만난 한쌍의 지역 주민은 무방비 상태에서 떼지어 달려드는 모기들의 극성에 투덜거리며 몇 발자욱 걷다가 결국 서둘러 발길을 되돌렸다.
/장성춘기자. 블로그naver.com/ hdnews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