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사상의 커피 vs 감성의 커피 and..
Coffee Sentimental Value

길을 걷습니다. 가보지 못한 길로
때로는 지도와, 나침반과 함께,
때로는 달과 별과 바람을 벗삼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함께 가는 동안 이 친구들은 인생의 참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길을 선택하고 나아갑니다.
그 길이 물리적인 길이든, 아니면 정신적인 길이든..
오늘은 우리의 주제인 ‘커피로드’로 다가가볼까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살아가면서 정말 기억에 남았던 커피가 있으신지요?
있다면 어떤 커피였는지요?
제게는 몇 개의 커피 센티멘탈 밸류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한다면,,
대학시절, 1980년대라 한창 믹스커피가 대세였던 시대, 밥먹고 나면 으레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손에 들고 학교 휴게실을 찾던 그 시대에, 친구들과 우연히 들른 해운대 달맞이길에서 맛 본 커피..
스산한 가을에 비가 내리고, 어스름한 저녁, 달맞이 고개에서 지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마셔본, 정말 잊을 수 없는 핸드드립 커피.
보통 때 같았으면 그냥 맛있는 커피,,라고 지나갔겠지만 그 커피는 리필로 마신 커피 때문에 정말 기억에 남는 커피가 되었습니다. 커피가 드물게 맛있다고 느끼면서 리필(?)을 요청하였습니다. 뒤이어 나온 커피는,, 정말 최악의 맛이었습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카페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르던 때라, 그 맛있는 커피맛만 생각했는데 쓰기만 하고 시금털털했던 리필커피는 최악의 카페로의 반전.
훗날 생각해보니 그 커피는 커피 메이커에서 나온 커피였던 것 같습니다. 리필을 요청한 손님들에게는 커피메이커에서 졸이고 졸여진 커피를 내어 주었던 것 이지요.
Memory and Mood(추억과 분위기)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가지는 감성적 가치(Sentimental Value)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사랑하는 이의 유품이라든지,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책이나 인형 등에 부여하는 자신만의 가치. 이 감성적 가치는 돈으로도,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정서적 가치를 말합니다. 영원히 잃지 않을, 변치 않을, 도둑맞지 않을,, 자신만이 가지는 온전한 추억과 기억. 당신은 어떤 커피에 대한 자신만의 감성적 가치가 있습니까?
다음은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가이자 계몽주의 사상가였던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글입니다.
“ 해가 뜰 무렵 회랑의 향기 그윽한 공기를 마시려고 매일 아침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녔던가!
그 곳에서 나의 테레즈와 둘이 마주 앉아 마시던 카페오레는 얼마나 맛있었던가! ”
그 날의 분위기와그 날의 추억 이러한 것들이 한 데 모여 어느 순간,, 우리가 잊을 수 없는 감성적 가치를 지니는 멋진 커피가 되지요.
당신의 커피 센티멘탈 밸류는 무엇입니까?
또한 살아가면서, 당신이 누군가의 센티멘탈 밸류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지요?
당신은, 누구에게 커피와 함께하는 센티멘탈 밸류가 될 수 있을까요?
루소가 활동하던 당시의 유럽은 이전 이야기에서 보셨던 것처럼 카페문화가 활기를 띠던 시대였습니다. 카페에서 시가 쓰여지고 논문이 탄생하였습니다. 카페에서 이루어진 논쟁의 결과로 저 유명한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물리학적 법칙이 문자화되었을 정도로 지성적이고 사상적이고 논리적인 사유(思惟)들이 끊임없이 용솟음쳤습니다.
물론 루소 역시, 커피를 마시며 많은 철학론과 사상론을 펴내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간명한 글에서처럼, 루소의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커피 한 잔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마시는 사상적이고 지성적인 커피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감성적인 커피, 기억을 불러 일으키고 옛추억을 상기하게 하는 한 잔의 커피... 그 누구도 방해할 수도, 방해될 수도 없는 추억의 커피.
그렇습니다. 커피는 이처럼 많은 길들을 안내합니다.
때로는 그리움으로, 때로는 아픔으로, 때로는 설렘으로, 때로는 새로운 길에 대한 환희로.....
그렇습니다.
커피의 감성적 가치는, 그 맛이나 품종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맛이나 품종에 상관없이 그 커피를 최고의 커피로 만들어 주는 일종의 마술같은 추억과 분위기의 만남, 이는 커피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비밀스런 매력입니다.
여러분 한 잔의 커피가 열어주는 비밀의 길, 돌발적인 만남의 길로 한발 짝 나아가 보지 않으시렵니까?

【양탕국 커피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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