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빛나는 입구다

검거나 파랗거나 초록이거나

태어나 처음 보는 어떤 색깔이라 해도

나를 향해 그대를 여는 신호는 아름다워

진기한 체험 통로로 들어가는 뇌의 문이다

관심도, 연심도, 일심동체도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

야망과 지향 그리고 숱한 교만 등 속셈도

유기적인 통일체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므로

여기다 맞다 하면 궁합도 뜨겁게 맞을 것이다.

요묘한 동공 속의 은파

공동체 의식의 거처!

김은정 시집 『황금 언덕의 시』 (푸른사상) 중에서

관심과 무시는 눈으로부터 비롯될 터. 눈빛으로 보이는 관심은 따뜻하거나 사랑스럽거나 은밀할 것이나, 상대방을 외면하고야 마는 무시無視는 상대적으로 싸늘하거나 경멸적일 것이다. 하여 눈眼은 “뇌의 문이”거나 “참 빛나는 입구”이기도 할 것이다. 하여 시인은 같은 눈빛으로 세상을 보고 여는 “공동체 의식의 거처”를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나 자연을 향하는 모든 눈빛들이 온화하고 따뜻해지길 바라는 시인의 품이 넓다. - 최영욱 -

◆. 김은정 시인은 사천에서 태어나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너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 『열일곱 살 아란야』 . 『일인분이 일인분에게』 등이 있으며,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