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재 본지 명예회장(지방의원 5선)

이번 하동 지선에서 국회의원 하영제가 밀었던 후보가 공천권을 따냈으나 본선에서 낙선했다.

 왜 그랬을까?

 한 유력 정치 평론가는 “국가는 그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말을 했다.

나쁜 정치인의 선전 선동에 속거나 이들의 선동에 앞장서는 나쁜 언론이 있을 때는 일정부분 타당성을 가진다.

그렇다고 이게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니다. 

이 나쁜 정치에 반대하는 정치인이 정확한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면 국민들은 절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번에 당선된 하승철 군수의 경우를 보면 쉽게 증명이 된다. 

물론 이 경우도 앞으로 가혹한 탄압이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항상 진실은 이런 탄압에 지지 않는 힘을 가진다. 

이래서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럼 국민은 무엇이고 정치는 무엇일까?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국민은 바다요, 정치는 이를 담는 그릇이다.”

그것도 구멍이 숭숭 난 그릇이다. 

누구도 이 세상을 완전히 이해하고 통치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그릇에 난 구멍의 크기가 문제일 뿐이다.

큰 구멍이 난 그릇에는 바닷물이 머무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구멍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 바닷물이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진다.

국회의원 하영제와 그 몇몇은 권력에 도취해 자신들의 크게 난 구멍을 깡그리 무시했다.

그래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지역에서도 낙선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군민을 탓하지 않기를 바란다. 

군민을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군을 위해서 얼마나 일할 준비가 되었느냐를 먼저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물론 당선된 하승철 군수도 구멍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들보다 잘 준비가 되어 당선되었다고 해도 하승철 군수가 군정을 잘 이끌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우리 군민들은 취임식장에서 하영제 의원에게는 야유와 질타의 함성을...

하승철 취임 군수에는 환호와 박수를 무한 보냈으며 군정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아울러 지내 온 행정 경륜이나 인품에 있어서도 후한 점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군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군민들은 즉각 반응한다. 

왜?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때 군민들의 민심은 그보다 더 잘 운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로 쏠린다.

그래서 민심은 변함없이 출렁이는 거대하고도 검푸른 바다와 같다.

국가와 정치는 그 위에 흔들리는 돛단배와 같다.  신라 시대의 국민은 그대로 고려 시대의 국민이다. 

또 그 국민이 그대로 조선의 국민이 되고 또 그대로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거쳐 국가는 바뀌어도 국민은 거의 변함없이 바다처럼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모든 국가와 정부와 정치인들은 모두 이 말 없는 바다와 같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모든 지도자는 이런 사실을 잘 인지해서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많이 준비했다고 오만하지 말아야 하고 또 민심을 얻어 당선되었어도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겸손함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하동지역은 거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그것도 웬만해야 한다. 이번 하동 지선은 바다와 같은 민심을 깡그리 무시하는 오만한 정치 행위를 엄중하게 심판했다. 

비록 우리 하동지역이 좁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이번 하동지역 지선은 민심과 정치라는 이런 근본적인 부분을 되짚어보게 하는 중요한 선거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