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이종수(시인)

하승철 군수는 지난 4일 정례간부회의에서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의 갈사만 산단, 대송산단, 두우레저단지와 관련하여 그동안의 진행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고백이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감추어 둔 사실을 숨김없이 말하는 것으로 자기반성이 수반되는 행위이며 비난받을 용기가 없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서 군민과 소통하려는 하동군의 변화된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갈사만, 대송산단, 두우레저단지 추진과정이 지역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갈사산단이란 말라가는 나무에 대송산단, 두우레저단지라는 꽃을 피우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군민들의 우려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진행된 결과를 고백이라도 해야 한다는 고뇌에 찬 결정은 군민들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군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비친 행정의 모습은 갈사산단 해외자금 유치, 영국 에버딘대학 학생모집 등 희망적인 멧세지로 군민들의 기대만 부풀려 놓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군수의 고백이란 말은 군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이제부터 바른 길로 가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2023년 하동 세계 차 엑스포 개최와 알프스 프로젝트, 하동드림스테이션, 상상도서관 건립사업 등 대형 사업들도 기본과 상식에 맞도록 재점검을 지시한 것 역시 군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하는 행정의 실천이라 여겨진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수술해야 할 환자인지, 약물로 치료할 환자인지, 푸닥거리를 해도 고칠 수 없는 환자인지를 판단하듯, 수십억 이상 드는 대형사업의 경우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물론, 중간점검으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건강한 하동, 살기 좋은 하동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군에서 시행하는 일부 대형 사업들은 자치단체장이 의욕을 앞세워 치적을 쌓으려는 일에 의회는 들러리를 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군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군민관 앞 정글짐마저도 하동군은 2021년 목조건축 “최우수상”에 선정되었다고 자랑하는 만용을 부렸다. 그동안 행정은 잘 못을 부끄러워하고 인정하기보다 변명하고 감추려 애써왔다고 생각한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義”라고 했듯이 솔직한 고백은 옳은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단단한 반석 위에 하동의 100년 미래를 올려놓을 것이다. 그 반석 위에 공약을 펼쳐놓고 700여 공무원들의 지혜와 군민과의 소통을 씨줄 날줄로 엮어 하동의 미래를 그려간다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살기 좋은 하동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민선 8기 새로운 군정이 시작되었다.

“아픔만큼 성숙해 진다” 는 말처럼 변화와 발전은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다.

소통과 변화로 활력 있는 하동을 만들어 갈 하승철호의 힘찬 출발에 군민들의 응원과 함께 큰 박수를 보낸다.